[서민금융 부실 우려]이자 치솟고 연체율 껑충…창구도 막힐라
가계대출 조이기에 카드론 금리
한달 만 에 1% 넘게 올라
연체율도 급증
현금서비스 46%로 치솟아
카드론·리볼빙도 30%대
당국 규제에 일부 카드사
한도 축소 등 제한조치 나서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정수(55·가명)씨는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80%까지 고꾸라지면서 추가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 거절당했다. 지난해 1년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에 급한 대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게 화근이 됐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대출 이자는 커녕 전기세, 수도세 등 조차 내기 어려운 처지가 된 것. 김 씨는 어쩔 수 없이 300만~500만원씩 카드론(장기대출)을 받아 급한 불을 껐지만 최근 한도가 대폭 줄면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고금리 카드빚으로 연명하는 서민 가계가 폭증하면서 카드 대출 부실의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저신용·저소득자나 여러 금융사에 돈을 빌리는 다중채무자들이 주로 쓰는 카드 대출 금리가 고공행진 하고 있는 데다 연체율까지 치솟고 있어서다.
최근 주식시장 하락과 가상화폐 가격 급변동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를 위해 카드사에서 돈을 빌린 채무자들의 상환 능력이 떨어질 경우 제도권 금융 밖으로 내몰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갑 속의 폭탄…금리·연체율'↑'
카드빚에 대한 부실 경고등이 켜진 것은 가뜩이나 높은 금리가 최근 급속도로 오르고 있어서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표준등급 기준 평균 금리는 연 12.54~15.55%로 집계됐다. 이는 7월 말(연 12.66~13.96%)보다 하단은 0.12%포인트, 상단은 1.59%포인트 오른 수치다. 금리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롯데카드(15.5%)의 경우 한 달 새 2.2%포인트나 올랐다.
카드론의 경우 높은 은행 문턱에서 소외된 저신용·저소득자들이나 다중채무자들이 주 이용대상이다. 금리가 높아질수록 이들의 이자부담은 커지고 갚을 능력은 급속도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실제 카드대출 연체율은 급증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7개 전업카드사의 신용등급별 카드대출 현황에 따르면 저신용층인 9등급의 현금서비스(단기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은 2017년 말 17.5%에서 지난해 말 46.0%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카드론 역시 18%에서 33.5%, 리볼빙은 13.5%에서 35.7%로 뛰었다.
특히 빚투 열풍 동참을 위해 여러 곳에서 돈을 끌어다 쓴 젊은 층이 급증하면서 금리 인상 시기와 맞물려 빚을 갚지 못하는 청년들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20대의 카드론 잔액은 1조1410억원 증가했다. 전 연령층 중 증가율이 가장 높다. 30대 이하 다중채무자 대출잔액도 130조원으로 전년말 대비 16.1% 불어났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인 8.4%를 두배 가량 넘어서는 수준이다.
카드론도 규제 정조준…서민 급전 막히나
카드빚에 대한 경고등이 켜지면서 금융당국도 카드사 규제에 들어갔다. 당국의 소환을 받은 일부 카드사들을 한도 축소 등 전체 카드론 규모 줄이기에 나섰다.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는 차주 상환 능력과 채무 상황에 따라 대출한도를 줄이고, 신규 대출에 대한 마케팅도 자제하기로 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이달 중 발표할 가계부채 추가 대책에서 카드론이 포함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힌 것도 대출 수요자들에게는 부담이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방안으로는 카드론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다. 현재 개인별 DSR 한도는 은행권이 40%, 비은행권이 60%로 카드사의 경우 내년 7월까지 규제가 유예된 상황이다. 또 DSR규제 적용 범위가 현금서비스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양한 관리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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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은 실수요자에 대한 공급은 유지하되 전체 카드론 규모를 줄이겠다는 방침이지만 서민들이 급전창구가 사라질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른 카드사들도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카드론의 주 이용층인 중·저신용자 대신 상대적으로 가처분소득이 높은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시행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규제가 강화되면 기존 카드론 고객 중 가처분소득이 낮은 영세 자영업자, 저신용자들의 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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