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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은 폭언에도 "네 고객님"...극한의 감정노동 시달리는 콜센터 노동자

최종수정 2021.10.11 09:49 기사입력 2021.10.11 09:49

전화·방문 민원에서 발생하는 위법행위
2018년 3만4484건→2019년 3만8054건→2020년 4만6079건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일상화로 문의 폭증...노조 "상담사, 전화 받는 기계 취급"

콜센터 노동자들이 업무 중 욕설이나 폭언에 시달리면서 심각한 피해를 입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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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소영 기자] 콜센터 노동자를 향해 무차별적인 폭언이나 욕설 등을 일삼는 악성민원인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콜센터 직원들에게 폭언·욕설을 해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 A씨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해 서울 강남구 자신의 자택에서 모 주식회사 서비스센터 콜센터 상담원 4명에게 수차례 폭언과 욕설을 한 혐의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X 같은 X들이 상담 더럽게 해버리니까 그렇지", "상담도 못 하는 XX가 무슨 반말 따지냐. 이 XX 욕 안 들어 X먹고 컸구나" 등 막말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동종범행으로 수회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있을 뿐 아니라 누범기간(형 집행 종료·면제 후 3년) 중 이 사건 상해 범행을 재차 저질렀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2월에는 50대 남성 B씨가 질병관리본부 1339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이틀간 "당신이 하는 게 뭐냐", "거짓말하지 마라" 등 모두 23차례에 걸쳐 욕설과 폭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상담사들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죄책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화·방문 민원에서 발생하는 폭언과 욕설, 협박, 폭행, 성희롱 등 위법행위가 2018년 3만4484건, 2019년 3만8054건, 2020년 4만6079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콜센터 노동자들의 감정소모는 극에 달한 상황이다. 지난달 14일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정신질병 산재 신청은 2018년 268건에서 2019년 331건, 지난해 581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5월까지 신청된 정신질병 산재는 294건에 이른다. 앞서 지난해 8월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노동건강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84.5%는 우울증 평가 척도(PHQ-2)에서 총 6점 중 2점 이상을 받아 우울증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이와 함께 콜센터 직원의 열악한 노동환경 등도 문제로 꼽힌다. 빗발치는 문의로 잠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노동환경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활발해진 비대면 활동으로 더욱 악화됐다. 특히 질병관리청 감염병 전문 콜센터(1399)는 코로나 관련 문의가 쇄도해 인력확대 등의 조치가 불가피했다. 지난해 1월29일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전문콜센터는 전담 상담 인력을 기존 27명(기존 상담인력 19명,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 등 파견 8명)에서 170여명으로 확대했다.


20대 대학생 C씨는 "솔직히 코로나 관련 문의 한번 하려면 엄청 기다리느라 지치지만 다들 힘드신 걸 알아서 기다린다"며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콜센터 노동자 보호 법안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지난 2018년 '감정노동자 보호법'(산업안전보건법상 감정노동 관련 사업주 의무사항)이 신설됐지만 관련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폭언이 난무하는 현장으로부터 이들을 보호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일각에선 콜센터 노동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친절 강요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친절, 서비스의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 무조건 네~네~가 친절은 아니고 최소한 예의는 지켜줘야 서비스도 받는 거다", "반말하는 사람한테는 존댓말 하지 마세요", "콜센터 직원들이 욕받이냐. 강력 대응할 수 있게 해야 한다"등이다.


30대 직장인 D씨는 "요즘에는 '전화 받는 누군가는 당신의 가족일 수 있습니다'등의 안내문구가 추가됐지만 여전히 인식 개선이 필요한 것 같다"며 "지금도 일부 진행 중이지만, 불편한 게 있더라도 차라리 상담원을 AI로 전면 교체하는 게 서로를 위해서 좋을 것 같다"고 한탄했다.


지난달 14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민주노총 콜센터노조 실태조사 발표 및 하반기 공동행동 선포 기자간담회에서 이양수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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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콜센터 노조는 지난달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 여파로 폭증한 업무 고충과 함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조는 "대기 시간이 길어져 민원인들의 불만도 폭증하고, 휴가 등 최소한의 근로 기준도 보장받기 어려운 현실에서 열에 아홉은 극심한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며 "민원인들에게 안정적인 상담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콜센터 정원인력 확충은 필수"라고 주장했다.


노조가 민주노총 내 콜센터노동조합들의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콜센터 노동자의 하루 평균 통화 건수는 110.3건, 통화시간은 4.4시간이다. 노조는 △콜센터 노동의 저임금 타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콜센터 노동에 대한 감시·등급제 폐지 △콜센터 정규인력 확충 등을 요구했다.


강미현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공단고객센터지부 정책국장은 "상담사들은 전화 받는 기계 취급당하고 화장실 가는 것마저도 통제당하며 건강권을 심각하게 훼손당하고 있다"라며 "민간 위탁 체제에선 공공성을 지킬 수 없다. 직접 고용은 꼭 필요하다"라고 촉구했다.


김소영 기자 sozero8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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