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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에 선진 치안기법 전수하는 한국 경찰…'치안한류'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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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이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과 협력해 과테말라에 건립한 경찰직무교육센터에서 한국 경찰의 감식장비·기법을 활용한 시연이 이뤄지고 있다.[사진제공=경찰청]

경찰청이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과 협력해 과테말라에 건립한 경찰직무교육센터에서 한국 경찰의 감식장비·기법을 활용한 시연이 이뤄지고 있다.[사진제공=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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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한국 경찰의 우수한 치안역량이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국제적으로 이미 인정받은 사이버수사·과학수사 기법은 물론, 우리나라의 112신고 시스템 등을 배우려는 외국 경찰들의 열의도 뜨겁다. 이러한 '치안한류'는 국제사회에서의 한국 경찰의 위상 제고와 함께 국제공조 강화, 재외국민·관광객 보호, 국내 치안산업 수출 활성화 등 실질적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 경찰이 과테말라에 세운 '경찰직무교육센터'

지난 16일(현지시간) '중미 3국' 중 하나인 과테말라에 한국의 치안기술을 전수할 경찰직무교육센터 개원식 행사가 개최됐다. 개원식에는 과테말라 겐드리 레예스 내무부 장관, 경찰청장 등 현지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당초 개원식에 직접 참석하려던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대통령이 현지 일정으로 인해 아쉽게 불참했으나, 그만큼 과테말라 정부가 높은 관심을 보였음을 짐작게 한다.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과테말라 대통령은 "이번 사업이 한국과 과테말라 양국의 치안협력 강화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국 정부에 감사를 표했다.

교육센터는 한국의 치안 기법을 고스란히 전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가상 범죄현장 실습실은 한국 경찰청의 과학수사 교육장을 벤치마킹해 한국과 같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지문 현출에 사용되는 최신 자외선(UV)-엘이디(LED) 광원 등 국산 감식 장비를 보급해 최적의 증거 분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밖에 과학수사·교육행정·반부패 등 8개 분야에 대한 연수도 진행했다.


세계로 뻗어가는 치안한류…"한국 경찰 배우자"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대유행에도 한국 경찰을 배우려는 세계 각국의 구애는 계속되고 있다. 이달부터 경찰청이 진행하고 있는 '선진치안시스템 전수사업'에는 35개국이 참여하기로 했다. 면면을 보더라도 아시아 10개국(필리핀·캄보디아·몽골·우즈베키스탄·파키스탄·스리랑카·키르기스스탄·네팔·투르크메니스탄·아프가니스탄), 중남미 10개국(멕시코·아르헨티나·칠레·콜롬비아·페루·파라과이·에콰도르·트리니다드토바고·코스타리카·온두라스), 아프리카 4개국(나이지리아·모로코·가봉·튀니지), 유럽 7개국(포르투갈·세르비아·라트비아·터키·그리스·체코·폴란드), 중동·오세아니아 4개국(사우디아라비아·오만·요르단·피지) 등 북미를 제외한 전 대륙을 아우른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우즈베키스탄 내무부 장관과 치안총수 회담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경찰청]

김창룡 경찰청장이 우즈베키스탄 내무부 장관과 치안총수 회담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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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업은 동영상 강의와 실시간 화상강의로 이뤄진다. 한국 경찰이 제공하는 동영상 강의는 ▲과학수사 ▲긴급신고대응 ▲마약수사 ▲여성대상범죄수사 ▲디지털포렌식 ▲사이버수사 등 6개 분야다. 분야별 4시간 분량을 사전 제작해 제공하고, 현지 통신사정 등을 고려해 14개국을 대상으로 실시간 화상강의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경찰은 올해 베트남 수사기관의 과학수사 역량 강화를 위한 협의의사록 체결, 필리핀 고위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 경찰의 신임 경찰관 채용·교육 등 시스템 교육, 온두라스에 112긴급신고시스템 통합 교육 등 다양한 치안한류 사업을 펼쳤다. 지난 6월에는 김창룡 경찰청장이 우즈베키스탄을 찾아 전방위적 치안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뚫고…치안한류 대상 국가·사업범위 확대

경찰은 내년도 치안 공적개발원조(ODA) 신규 사업 12개를 발굴·선정해 유관기관과 논의하고 있다. 먼저 경찰이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10개 사업은 국무조정실을 통과해 현재 기획재정부 심의를 받고 있고,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과 협력해 추진할 예정인 2개 사업에 대해서는 외교부와 일 대 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자체 사업은 국회 예산심의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되면 내년부터, 코이카 협력 사업은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치안한류’ 확산을 위해 경찰은 내년도 ODA 사업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대상 지역을 동남아시아(베트남·필리핀·태국), 중앙아시아(몽골·우즈베키스탄), 동유럽(우크라이나), 아프리카(앙골라·콩고민주공화국·에티오피아·수단), 남미(콜롬비아) 등으로 확장하고, 사업 분야도 과학수사·사이버수사는 물론, 교통·마약·112까지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주목되는 사업 중 하나는 우즈베키스탄에 시뮬레이션 기반 경찰교육 훈련시설 구축을 지원하는 것이다. 사격·수사·초동조치 등에서의 한국 경찰 치안기법이 고스란히 전수되는 만큼 영향력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왜 치안한류인가…국제공조 강화·재외국민 보호·신산업 육성까지

치안한류 사업 대부분은 공적개발원조(ODA)로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예산을 투입해 세계 각국의 치안역량 강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 "왜 우리 돈을 들여 외국을 지원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이에 대한 답은 명확하다. 국제사회에서 한국 경찰의 위상을 높이고, 세계 각국과 협력하는 것이 결국 우리 국민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범죄의 세계화를 이유로 들 수 있다. 국제테러, 사이버범죄 등 국경 없이 발생하는 범죄를 비롯해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해외로 도주하는 국외도피사범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대표적으로, 대부분 중국이나 동남아 등 해외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에서 국제공조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동남아 현지에 한국 경찰이 파견돼 활동하는 '코리안데스크'의 활약을 보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에 경찰은 올해 상반기 해외로 도피한 사기범 75명을 국내로 송환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10월 열린 국제치안산업박람회에서 국내 기업 관계자들이 해외 바이어와 화상 수출상담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경찰청]

지난해 10월 열린 국제치안산업박람회에서 국내 기업 관계자들이 해외 바이어와 화상 수출상담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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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국민 보호에도 치안협력은 큰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의 재외국민은 약 270만명에 달한다. 재외동포까지 포함하면 이는 750만명까지 늘어난다. 치안협력은 해외에서 우리 국민이 범죄 피해를 당했을 때 현지 경찰과 적극적으로 조력해 2차 피해를 막고,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제한되는 상황이지만, 추후 해외여행이 다시 이뤄진다면 관광객을 보호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 2019년 7월 한국 경찰관 6명이 처음으로 크로아티아에 파견돼 현지 경찰과 주요 관광지 합동순찰을 벌이기도 했다.


경제적 관점에서도 치안한류를 주목할 만하다. 우리의 치안기술이 해외로 뻗어나간다는 것은 곧 국내 치안산업 기업들의 수출길이 확대된다는 의미와 같다. 한국 경찰이 사용하는 감식장비, 신고시스템, 교육장비 등이 해외에 이식될 때마다 우리 장비도 함께 해외로 나가게 되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나라의 치안기술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전면 온라인만으로 개최했던 국제치안산업박람회에는 82개국 1248명의 해외 참관객과 바이어가 참가해 330건의 수출상담과 452억원의 수출계약이 추진됐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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