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SH 사장 추천 매번 퇴짜 맞는 이유는?
오 시장 SH 사장 후보로 김현아 전 의원 추천했다 낙마한 후 김헌동 전 경실련 본부장까지 잇달아 탈락 수모 겪어...현재 사장 후보 추천된 한창섭 전 국토부 단장과 서울시 주택국장 출신 정유승 전 SH 본부장 중 한 명 추천할지 주목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주택도시(SH)공사는 서울시 산하기관 양대축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서울시민의 ‘발’ 역할을, SH공사는 서울시민들의 살 ‘집’을 짓는 땅을 공급하거나 분양 및 임대 아파트를 공급한다.
특히 부동산 문제가 전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어 SH공사 역할은 막중하다.
이런 SH공사 사장이 몇 달째 공석으로 있는 것 또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막중한 시기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주택도시공사(SH)와 인연이 좋지 않은 것 같다. 2012년 박원순 시장 시절 오 시장 측근이었던 최항도 전 기조실장이 SH사장 후보로 추천됐다가 강성 이미지 때문에 면접에서 낮은 점수로 탈락했다.
이후 10여년만에 또 다시 오 시장이 SH사장 후보로 김현아 전 국회의원과 김헌동 전 경실련 본부장을 잇달아 추천했으나 또 다시 낙마했다. 건설회사들이 출연해 만든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출신 김현아 전 사장 후보는 부동산 전문가임을 자칭,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을 누구보다 매섭게 비판했던 인물이다.
오 시장은 이런 김 전 의원을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아파트 2채와 오피스텔 1채, 상가 1채 등 4채의 부동산 소유 사실이 드러나고 청문 태도까지 문제가 되면서 서울시의회 SH사장 인사청문회(위원장 노식래)에서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은데다 ‘내로남불’ 여론이 형성돼 결국 ‘자진사퇴’하는 형식을 취했다.
특히 국민의 힘 유력 대권 후보인 홍준표 의원까지 나서 김 전 의원의 임명 강행을 극력 비판, 결국 오 시장이 손들고 말았다.
이어 오 시장은 예상을 뒤엎은 카드를 내보였다. 다름 아닌 김헌동 전 경실련 본부장이었다. 김헌동 전 본부장이 오 시장에 의해 SH 사장 후보로 추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변으로 받아들여졌다. 시민단체에서 정부 정책을 비판해오던 사람을 서울시 서민들을 위한 주택 공급에 나서야 하는 대표 기관장에 선임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본부장이 지난 4·7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후보를 보이지 않게 도움을 준 것으로 드러났고,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시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했다. 지난 10여년간 나는 오세훈을 칭찬해왔다”고 인터뷰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 시장한테서 낙점받은 과정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이 때문에 김 전 본부장이 SH사장 후보로 낙점 받은 후 “시민단체가 정치단체냐”는 식의 비판이 일기도 했다. 게다가 김 전 본부장은 SH가 지난 14년간 공공분양 사업으로 3조1000억원의 이익을 챙겼다고 주장하면서 분양원가 공개 등 문제로 공사와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SH 내부에서 김 전 본부장 낙점 소식이 전해지자 “만약 김 전 본부장이 사장으로 오게 되면 회사 앞날이 걱정된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여론을 반영한 듯 김 전 본부장이 SH임원추천위원회 면접에서 탈락하는 이변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오 시장이 결국 김현아나 김헌동 두 사람 모두 후보를 잘못 골랐다”고 비판하고 있다.
SH임원추천위원회는 면접위원으로 서울시의회 출신 3명, 서울시 추천 2명, SH 추천 2명 등 7인으로 구성된다. 이런 추천위원 구조에서 오 시장이 여론과 다른 방향으로 특정인을 밀어붙일 경우 면접을 통과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압도적 표차로 당선되고도 오 시장이 SH 사장 선임 과정에서 연달아 2연패를 당한 것을 놓고 논란이 무성하다. 서울시의회 한 의원은 “오 시장이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고른 것을 보니 감각이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 남은 SH 사장 후보 2명 중 한 명을 추천하는 것이 더 이상 상처를 입지 않은 최상의 선택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창섭 전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과 정유승 전 서울시 주택국장 모두 오 시장 뜻과 관계 없이 응모한 사람이어서 쉽게 낙점을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26일 오후 기자와 통화에서 “두 사람을 검증해봐야겠다”고 말했다. 이를 고려할 때 두 사람 모두 사장 후보로 추천 받는 것이 여의치 않아 보인다.
게다가 27일 신전대협이란 생소한 단체가 서울시의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면서 성명을 발표, 정유승 전 본부장은 박원순 시장 시절 사회주택을 추진한 사람이고, 한창섭 전 단장은 LH 사태를 촉발한 광명사업추진단장을 맡은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오 시장이 박 시장 시절 사회주택 추진에 대한 감사 의지를 표명한 것에 대해 곧 바로 반응한 반응이어서 눈길을 모은다.
그러나 한창섭 전 국토부 단장은 이해 관계 없는 전직 관료인데다 국토부와 서울시·SH 등 가교 역할도 할 수 있어 전격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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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이 이제 어떤 카드를 꺼낼지 주목된다. 현재 추천된 이들 두 사람을 포기하고 또 다시 SH 사장 후보를 추천하는 모험을 강행할 경우 서울시의회와 갈등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럼에도 더 이상 SH 수장의 공백이 길어지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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