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주재 미 대사, 모든 회원국에 서신 통해 요청
부대 행사도 화상 개최 요구
델타 변이 확산으로 美 입장 강경해져
유엔 "美와 협의 중"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다음 달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76차 유엔 총회를 앞두고 미국 정부가 각국 정상의 참가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적인 델타 변이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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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입장이 변화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의 유엔 총회 참석에도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초 상당수의 선진국 정상들은 이번 총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18일(현지시간) 외교가에 따르면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최근 유엔 회원국 193개국에 보낸 서신을 통해 "76차 유엔 총회가 슈퍼 전파 행사가 되지 않기 위해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린필드 대사는 이어 "각국 정상들은 총회 일반 토론 연설을 영상으로 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할 경우에도 최소한의 인원으로 대표단을 구성할 것으로 요구했다.

그린필드 대사는 "유엔 총회를 계기로 뉴욕에서 열리는 다양한 양자회의, 고위급 회담이 뉴욕 지역 사회와 뉴욕 주민들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주요외신도 미국이 이번 유엔 총회 관련 모든 회의와 부대 행사를 모두 화상회의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유엔 회원국들은 지난 6월 올해 유엔 총회를 대면 형식으로 개최할 수 있다고 합의했다. 지난해 75차 총회가 화상으로 개최된 상황에서 유엔 회원국들이 올해 총회는 대면으로 이뤄줘야 한다는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미 측은 "각국 정상의 참석을 환영하지만 대표단 규모를 제한하는 것을 권장한다"는 입장이었다. 참석자를 줄이기 위해 각국 정상의 일반 토론 발언을 사전 녹화 영상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당시 발언과 비교하면 이번 그린필드 대사의 언급은 한층 강화된 기준을 적용해 달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유엔은 이번 기간 중, 기후변화·에너지 전환·식량 부족 문제 등에 대한 고위급 회의도 개최할 예정이다. 미국의 요구대로라면 이들 행사도 모두 화상으로 열려야 한다.


유엔 측도 변화 조짐을 인정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17일 미국과 76차 유엔 총회 개최에 대해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총회 개최 방식이 명확하게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입장 변화는 델타 변이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로 해석된다. 최근 미국에서는 하루 평균 12만명 이상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 중이다. 하루 사망자도 1000명을 넘어섰다.


유엔 본부가 위치한 맨해튼 지역에서만도 하루 200~3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 중이다. 퀸스, 브롱크스를 포함한 일 신규 확진자 수는 약 1000명에 이른다.


백신 접종이 정체인 중에 최근 델타 변이가 급속하게 확산하는 상황에서 수천명 이상이 몰리는 세계 최대 외교 '올림픽'인 유엔총회를 개최하는 것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뉴욕시가 최근 실내 식당, 헬스클럽, 박물관, 공연장 등 실내에서 백신 접종을 확인하는 제도를 시작한 것도 부담이다. 다음 달부터는 위반에 대한 단속도 시작된다.


유엔 총회를 위해 뉴욕을 방문한 각국 대표단이 식사나 행사를 위해 백신 접종을 입증해야 하지만 외국에서 온 방문자들이 어떻게 접종 사실을 증명해야 할 지에 대한 혼란도 예상된다.


이 제도 시행 발표된 후 이달 맨해튼에서 개최 예정이던 뉴욕모터쇼 행사가 취소됐다. 이 행사에는 전세계에서 100만명의 인파가 몰릴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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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18일 전국민에 대한 백신 '부스터 샷' 접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델타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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