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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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함정수사 중이던 수사기관이 이미 이뤄지고 있던 다른 범행을 적발해 재판에 넘기는 것은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8일 대법원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은 게임산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의 상고심에서 공소기각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앞서 이씨는 지난 2015~2016년 인천에서 게임장을 운영하며 손님들이 딴 게임점수를 현금으로 바꿔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손님들끼리 게임점수를 사고팔면 이를 차감·적립해주는 방법으로 사행행위를 하도록 방치한 혐의로도 함께 기소됐다.


법정에서 이씨 측은 "손님으로 가장한 경찰의 지속적인 요구에 어쩔 수 없이 게임점수를 현금으로 환전해 줬다"고 항변했다. 수사기관이 범행의도를 유발한 '함정수사'이므로 이에 따른 공소제기는 위법하다는 취지다.

1심은 "수사기관의 함정 때문에 범행의도가 유발된 것으로 보긴 어렵다"며 이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사회봉사와 1억5700만원의 추징도 함께 명령했다.


반면 2심은 공소기각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잠복수사 중이던 경찰이 환전 요구를 거절당하자 소란을 피우고, 욕설과 협박조의 언행을 계속했다"며 "수사기관이 계략을 써서 범행의도를 유발하게 해 범죄인을 검거한 함정수사"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환전 혐의 부분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면서도 사행행위 조장 혐의 부분은 다시 심리·판결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경찰은 불법 환전 행위를 적발하려고 잠입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게임장 종업원의 제안에 따라 회원카드를 발급받아 게임점수를 적립했다"며 "피고인 등에게 회원카드 발급 및 게임점수 적립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거나 게임점수의 거래를 시도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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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 부분은 함정수사가 아니라 이미 이뤄지던 범행을 적발한 것에 불과하다"며 "원심은 함정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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