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전 경남지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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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대법원 판결 선고 직후였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공보 카카오톡방에 메시지 알림이 울렸다. 선고 전날 김 전 지사가 대법원 재판부에 보낸 최후 진술문이었다. A4 용지 7쪽 분량이다. '진실'이란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상고심이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밝힐 수 있는 과정이 되기를 간절히 염원한다'고 했다. 그는 최후 진술문에서 이 진실이란 단어를 5번 썼다.


이른바 '드루킹 댓글여론 조작' 사건. 이 사건 연루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부터 썼던 단어다. 특검 조사를 받을 때도, 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때도 썼다. 법원이 유죄를 선고해도 그는 진실을 언급했다. 전날 대법원이 징역 2년형을 확정했을 때도 그랬다. 김 전 지사는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에게 진실이란 무엇이었을까. 무죄, 또는 억울함이었던가. 그렇다면 틀렸다. 진실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에 거짓이 없어 순수하고 바름'이다. 3년 간 진행된 재판에서 드러난 실체가 그랬나. 아니다. 거짓이 있었고 순수하지도, 바르지도 않았다. 1·2심, 그리고 상고심 판결문에서도 드러난다. 유죄가 선고된 컴퓨터 등 장애 업무 방해 혐의에 대해 그는 거짓을 주장했고, 무죄가 선고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도덕적 질타가 따랐다.


판사들이 정치적 보복을 감수하고, 압박감에 대상포진을 앓으며 쓴 판결문이다. 김 전 지사 주장도 충분히 담겼다. 그런데도 김 지사는 법원이 진실을 외면했다고 한다. 국민들이 진실을 판단해달라며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부치기도 했다. 그럼 진즉에 국민참여재판 신청하지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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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지사는 작년 11월 항소심 선고 다음 날 경남도청에 출근하면서 334만 경남도민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사건은 진실과 거짓의 싸움이고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되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사법적으로 사건의 진실은 상고심에서 합리적 의심 없이 밝혀졌다. 그럼에도 진실을 운운하는 김 전 지사를 보니 이런 물음이 생긴다. '진실의 사전적 의미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하신 겁니까?'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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