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모, 의붓딸 발로 걷어차 넘어뜨리고 복부 수차례 밟아 살해
남편과 별거로 갈등 심해져 이틀에 한 번 술 마시고 아이 폭행
지난 2월 '정인이법' 개정 이후 첫 적용 사례

10대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A(40·여)씨가 지난달 25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구금된 진주경찰서를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0대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A(40·여)씨가 지난달 25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구금된 진주경찰서를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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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중학생 의붓딸을 상습적으로 학대하고, 여러 차례 복부를 발로 밟아 끝내 사망에 이르게 한 계모가 '아동학대 살해죄'(일명 정인이법)로 검찰에 송치됐다.


지난 2월 아동을 학대하고 살해한 경우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의 '정인이법'이 개정된 이후 첫 적용 사례이다.

경남 창원지방검찰청 진주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장준호)는 지난달 22일 남해군의 한 아파트에서 의붓딸 B(13)양을 살해한 A(40)씨를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6월22일 오후 9시30분부터 2시간 가량 집안 부엌과 거실 등에서 B양을 발로 걷어차 넘어뜨리고, 복부를 수차례 밟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B양은 넘어져 화장실 변기 모서리에 부딪히기도 했다.

경찰 수사 결과 A씨는 사건 당일 오전 별거중인 남편과 이혼 서류를 접수한 뒤, 자녀 양육 문제를 논의하기로 하고서 남편이 연락을 받지 않자 격분해 B양을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B양은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몸이 축 늘어졌지만, A씨는 119에 전화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다만 별거 중인 남편에게 연락했고, 23일 새벽 2시를 넘겨 남편이 도착했을 때 B양은 이미 몸이 굳은 상태로 숨져 있었다.


119 신고는 남편 도착 후 2시간 뒤인 새벽 4시 14분쯤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2018년부터 최근까지 장난감으로 B양의 머리를 때려 찢어지게 하는 등 지속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지난 3월부터 남편과 별거로 갈등이 심해지면서 이틀에 한 번씩 술을 사서 마시고 아이를 수시로 폭행했다. B양의 동생에게도 한 차례 학대한 사실이 확인됐다.


학교 친구들은 "B양이 자주 복통을 호소했고 얼굴이 창백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배가 아프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3~4차례 조퇴도 했고, 수업 시간에 엎드려 있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B양의 상습적인 폭행 사실을 알아채지는 못했다.


경찰은 "B양의 몸 상태가 나빠진 것을 A씨가 충분히 알고서도 사건 당일 장시간 복부를 집중적으로 때렸고, 상태가 좋지 않은 B양을 보고서도 곧장 119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자신의 행위로 인해 딸이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며 아동학대 치사죄에서 '아동학대 살해죄'로 죄목을 변경해 검찰로 송치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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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대법 양형기준에 따르면 살인죄는 기본 양형이 10년~16년으로 가중 요소가 부여되면 무기징역 이상의 중형 선고도 가능하다.


하지만 아동학대 치사죄는 기본적으로 4~7년의 형량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반복적 범행, 학대 정도가 심각한 경우, 범행 동기가 나쁜 경우 등 가중 요소가 있을 때 징역 6~10년으로 선고 형량 범위를 높일 수 있다.


아동학대 치사죄로 기소된 경우 아동이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형량을 받게 될 소지가 큰 것이다.


아동학대 살해죄의 경우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해 아동학대 치사죄보다 처벌이 강화됐다. 형법상 일반 살인죄(5년 이상 징역)보다 처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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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A씨가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남은 자녀와 유가족에 대한 심리치료 지원, 장례비 등 경제적 지원 등을 실시하고, 아동학대 재발 방지를 위한 협력 등을 지속해서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나예은 인턴기자 nye87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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