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3각 공조에 악재, 美 한일관계 개입 가능성 높아져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이지은 기자] 한일 정상회담 무산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강조하는 한·미·일 3각 공조 강화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일 3각 공조를 바탕으로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고 한반도 비핵화도 도모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만큼, 21일 한·미·일 차관협의를 계기로 한일 관계에 보다 적극 개입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20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일, 한미, 한·미·일 3국은 이날부터 23일까지 일본 도쿄와 서울에서 외교차관협의를 각각 열고 현안 문제를 논의한다.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이날 오후 도쿄에서 모리 다케오 외무성 차관과 한일 외교차관 회담을 먼저 개최한다. 다음날인 21일 오전 최 차관은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모리 차관과 제8차 한·미·일 차관협의를 한 뒤 귀국한다.
뒤이어 23일엔 한국에서 셔먼 부장관과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갖는다.
도쿄올림픽 계기 한일 정상회담 무산으로 한일 관계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주도로 3개국 외교 고위급 관계자가 만나 3국 공조 방안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끈다.
한·미·일 차관협의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4년 만에 성사됐다.
트럼프 전 행정부와 달리 조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후 반 중국 노선과 한반도 비핵화 추진을 위해 한·미·일 결속과 단합을 강조해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일 정상회담 무산의 책임이 있는 일본은 미국의 시각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입장에 놓일 것이라고 외교가는 분석한다.
여기에 2년 전 수출규제 조치에서 출발한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유예 판단 문제도 일본으로서는 부담이다.
상대국의 일방 해지 통보 전까지 자동 갱신되던 기존의 조건과 달리 수출규제 이후 매년 유예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불완전 조건이 유지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강조되고 있는 한·미·일 3각 공조 강화 분위기 속에서 일본이 부담스러워하는 대목도 바로 지소미아 문제 해결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과거 한일 양국이 지소미아 협의를 위해 직접 소통을 했으나 지금은 어렵게 됐다"며 "미국이 기대하는 한·미·일 삼각동맹이 신속하게 잘 소통하고 그런 수준까지는 가기 힘든 만큼, 한일 양국 모두 미국을 통해서만 소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교 전문가들은 지금의 한일 관계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이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있고 일본 역시 가을 총선거가 예정돼 있는 만큼 갈수록 상대국에 약한 모습을 노출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어서다.
결국 미국 중재 없는 한일 관계 개선은 현 정부 내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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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지금 일본의 한일관계 스탠스는 현 정부와는 합의하지 않고 넘어가겠다는 생각이 크다”며“다만 미국 역할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데, 미측이 한일 정부에 대해 대화를 설득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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