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조건 없이 백신 기부"·시진핑 "백신 지재권 유예 해야"
미중 정상, APEC 특별정상회의서 백신 외교·아태 주도권 경쟁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은 백신을 조건 없이 전 세계에 기부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맞서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중심의 인프라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백신의 지식재산권을 면제해야 한다고 맞섰다.
16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화상으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특별정상회의에서 연설했다. 두 정상은 이번에도 서로를 견제하는 데 주력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극복과 관련해 미국이 전 세계 100개 이상 국가에 안전하고 효율적인 백신 5억 회 이상을 기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은 백신을 어떤 정치적, 경제적 조건도 달지 않고 기부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백신 외교와 미국의 접근을 대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태평양 국가이고 앞으로 깊이 관여할 것이라면서 다자 협력의 중요성,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에 대한 약속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이 주도하는 '더 나은 세계 재건'(Build Back Better World)을 포함해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의 관여를 심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G7 정상회에서 제안된 의제로,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대응해 서방 차원에서 저개발국 인프라 개발 요구를 지원하자는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이 주도권을 쥔 코로나19 백신의 지식재산권 유예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맞섰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은 코로나19 백신의 지식재산권 유예를 지지하며 각국과 함께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들이 조속한 결정을 내리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개발도상국에 5억 도스(1회 접종분)의 백신을 제공했으며 3년 이내에 30억 달러의 국제 원조로 개발도상국의 방역과 경제 회복을 도울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중국이 APEC 산하에 방역과 경제회복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는 데 자금을 보탰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어 "벽을 허물어야지 쌓아서는 안 된다. 융합해야지 탈동조화(decoupling·탈동조화) 해서는 안 된다"라면서 세계 경제가 더욱더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상호이익'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이끌어야 한다면서 미국의 반 중 진영 형성을 경계했다.
APEC 정상들은 특별정상회의 뒤 배포한 공동 성명에서 "우리는 백신에 대한 공정한 접근을 가속함으로써 보건 위기 상황을 극복할 것"이라며 백신 제조와 공급의 확대, 글로벌 백신 배분 노력을 배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상호 합의한 조건 위에서 백신 생산 기술의 자발적 이전을 권장한다는 입장을 담았다.
공동성명은 중국의 코로나19 기원설 조사 협력을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하지 않았다. 앞서 열린 G7 정상회의 공동성명은 중국이 코로나19 기원 확인에 협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뉴욕포스트는 이번 성명을 통해 APEC이 코로나19 기원이 아니라 백신과 세계 경제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실시간 대면은 이뤄지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실시간으로 참여했지만, 시 주석은 사전 녹화 형태로만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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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의는 올해 의장국인 뉴질랜드가 11월 APEC 정상회의에 앞서 코로나19 대책을 논의하자고 제안해 성사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이 참석하고, 한국에서는 김부겸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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