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짜 수산업자 3대3농구 국제대회도 추진…글로벌 망신 당할뻔
한국KXO회장시절 유치 추진
취임사 통해 매년 2회이상 약속
국제농구연맹 승인 과정 통해
정부 인사들과 접촉 창구 활용
다행히 코로나로 계획 물거품
약속했던 지원금도 안 내 해임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유력 인사들과의 인맥을 과시하며 ‘오징어 투자 사기’를 벌인 자칭 수산업자 김모(43·구속)씨가 한국 3대3 농구위원회(KXO) 회장 재임시 국제대회를 유치하려다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농구계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해보면 김씨는 우리나라에서 국제대회를 유치하기로 하고 실행에 옮기려 했다. 그는 지난해 5월 KXO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매년 국제대회를 2회 이상 유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스포츠 종목 국제대회를 유치하려면 관계부처와의 협력이 필수다. 준비부터 개최, 폐막까지 전 과정에서 정부 인사들과 많이 접촉할 수 있다. 농구계의 한 관계자는 "3대3농구는 국제대회를 유치하려면 국제농구연맹(FIBA)의 승인이 필요한데 이 승인을 받기가 쉽다"며 김씨가 사전에 이를 알고 이용하려 했던 것으로 봤다.
3대3국제대회 유치에 어려움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실권을 쥔 안드레아스 자클리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겸 FIBA 사무총장은 국제대회 유치에 매우 협조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에는 3대3농구가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국내 진입장벽도 낮았다. 대한농구협회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는 3대3농구 관련 단체가 정규리그를 운영하는 한국3대3농구연맹, 생활체육인들이 모여 만든 KXO 둘 뿐인데 KXO는 아직 내부 체계가 잘 잡혀 있지 않다"고 했다. 실제 KXO는, 김씨가 농구와 관련된 이력은 없었지만 농구쪽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업가로만 알고 전혀 의심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계획은 코로나19로 물거품이 됐다. 코로나19 때문에 국내외 3대3농구 대회 대부분이 취소되고 유치도 어려워졌다. KXO도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렸다. 하지만 김씨는 약속했던 지원금은 물론이고 체육단체 수장이라면 통상 내는 찬조금도 한번 내지 않았다고 한다. 이 문제로 그는 KXO와 갈등을 빚다 지난해 11월 해임됐다.
김씨의 사기행각의 패턴은 유사하게 진행돼 왔다. 단체에서 요직에 올라 ‘타이틀’을 얻고 이를 앞세워 인맥을 넓히거나 이득을 취한 것. 김씨는 모 인터넷언론사 부회장, 인터넷신문 윤리위원회 상임위원, 유니세프 경북지회 후원회장, 한국다문화가족협회 대구경북후원회장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2019년에는 서울평화대상 봉사부문을 받았다. 김씨는 재력·유력인사 등과 친분을 과시하며 투자금을 모으는 방식으로 2018년 6월~지난 1월 피해자 7명으로부터 총 116억2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씨는 구속된 이후 경찰에 자신이 현직 부장검사, 총경급 경찰관, 전·현직 언론인 등에게 금품을 제공했다고 폭로했다. 국정농단 사건 피의자들을 단죄한 박영수 특별검사도 고급승용차와 수산물 등을 받거나 빌린 것으로 알려져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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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측은 전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게이트가 아닌 단순 사기 사건"이라며 각종 의혹을 일축했다. 김씨의 다음 재판은 오는 21일에 열린다. 한편 경찰은 최근 조사에 비협조적인 김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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