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당국, 수도권 방역 조치 강화 결정
실외 노마스크 백신 인센티브도 시행 수일 만에 뒤집혀
"오락가락", "갑자기 지침 바꿔" 시민들 분통

서울 한강공원에서 여유를 즐기고 있는 시민들. /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강공원에서 여유를 즐기고 있는 시민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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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갑자기 지침이 바뀌니까 혼란스럽네요.", "방역정책이 이렇게 오락가락해도 되는 겁니까."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면서 방역 조치가 강화되는 가운데, 일부 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앞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완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수일 만에 이를 번복하면서 현장의 혼란만 가중됐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는 단기간의 유예조치보다는 장기적 관점으로 방역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수도권 방역조치 강화 방안'을 확정했다. 이 방안에 따라 앞으로 수도권에서는 백신 예방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실내·외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며, 공원이나 강변 등 야외에서의 음주가 금지된다.


수도권 내 학원·교습소, 실내체육시설, 목욕탕, 종교시설, 식당·카페, 유흥시설 등 고위험 다중이용시설 7종에 대해서도 방역 실태 점검이 시행될 방침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갑작스럽게 방역조치가 강화돼 혼란스럽다는 지적이다.


최근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50대 박모 씨는 "주말에 등산을 가는 데 마스크를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 혼란스럽더라. 주변 백신 맞은 사람들 반응도 마찬가지"라며 "결국 마스크를 쓰지 말라는 새로운 지침이 내려왔다. 이런 식으로 오락가락할 거면 그냥 인센티브 같은 건 애초부터 없는 게 더 나았겠다"고 말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보건복지부 대변인)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대본 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보건복지부 대변인)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대본 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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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 거주하는 20대 직장인 A 씨는 "며칠 전만 해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다고 하더니, 이번에는 갑자기 오후 10시 이후 공원에서 술 마시는 것도 금지하겠다고 한다"며 "그동안 뉴스로 접했던 것과 완전히 정반대 아닌가. 어떻게 행동하라는 건지 헷갈린다"라고 지적했다.


자영업자들 가운데서도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경기 김포 한 음식점에서 일한다는 30대 B 씨는 "지난 1일부터 방역지침이 완화된다고 들었는데 영업을 앞두고 갑자기 결정이 유예되더니 이제는 없던 일이 되더라"라며 "식자재 주문 등 준비해놨던 게 전부 낭비가 됐다. 이런 건 누가 보상해주는 건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수도권 내 6인까지 사적 모임을 허용하고, 영업시간을 자정까지 연장하는 등 방역 수칙이 완화된 '새로운 거리두기'를 시행할 방침이었다. 백신 1차 이상 접종자의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완화하는 백신 인센티브도 추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일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새로운 거리두기 시행을 하루 남긴 지난달 30일 현행 거리두기 1주일 연장 방침을 발표했다. 당시 백신 인센티브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으나, 이마저도 수도권에서는 시행 4일 만에 뒤집혔다.


지난 5월 해가 저무는 도중 여의도 한강공원 내 인파가 몰리고 있다. / 사진=임주형 기자 skepped@

지난 5월 해가 저무는 도중 여의도 한강공원 내 인파가 몰리고 있다. / 사진=임주형 기자 skepp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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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갑작스럽게 방역 조치를 강화한 이유는 수도권 내 코로나19 감염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최근 1주일간 일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546명으로, 새 거리두기 기준으로 이미 3단계(500명 이상) 격상 범위 안으로 들어온 상황이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델타 변이 또한 문제가 됐다. 중대본에 따르면, 국내 주요 변이 가운데 델타 변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4월 7.3%에서 지난달 18.2%까지 급증한 상황이다.


전문가는 델타 변이 등 방역망에 대한 위협이 늘어난 만큼, 경각심을 갖고 장기간에 걸쳐 방역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는 최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원어민 강사발 델타 변이가 확인됐고, 이번 주 들어서 전주보다 델타 변이에 의한 확진자 수가 두 배로 늘었다"라며 "지역사회 내에서 확산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 경각심을 갖고 대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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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확진자가 늘어나면 다시 안정적으로 되는 데 최소 1, 2주 이상 걸린다. 유예기간만으로는 끝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전문가들은 방역을 강화하고, 시민들의 적극적 동참이 이뤄진다는 조건 하에서 2~3주는 지나야 상황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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