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서' 우주비행사가 되지 못한 80대 미국인 윌리 펑크
20일 블루오리진 우주여행에 '명예승객'으로 참여

▲윌리 펑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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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 시험을 1등으로 통과하고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우주비행사가 되지 못한 80대 미국 여성이 제프 베이조스와 함께 우주여행을 떠날 '명예 승객'으로 선정됐다.


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베이조스가 이끄는 민간 우주탐사 기업 블루오리진이 월리 펑크(82)를 이달 20일로 예정된 우주여행의 '명예 승객'으로 동행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펑크는 이달 20일 서부 텍사스에서 발사될 블루오리진의 우주관광 로켓 '뉴 셰퍼드'를 타고 11분간 지구 대기권과 우주의 경계로 여겨지는 고도 100㎞ 상공의 '카르만 라인'까지 다녀오는 우주여행을 할 예정이다.


이루지 못했던 우주비행의 꿈을 60여년만에 이루게 된 셈이다.

펑크는 베이조스와 그의 남동생 마크 베이조스, 그리고 경매에서 2800만달러(약 312억6000만원)를 내고 이번 우주여행 티켓을 낙찰받은 익명의 낙찰자 등 다른 3명과 동행한다.


펑크는 마침내 우주에 갈 기회를 얻게 돼 "환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동영상에서 "나는 여행의 모든 순을 사랑할 것"이라며 "기다릴 수가 없다"고 썼다.


펑크는 1960년대 초 미국 최초의 유인위성 발사 계획인 '머큐리 계획'에 따라 엄격한 NASA의 우주비행사 시험을 통과한 13명의 '머큐리 여성'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실제 우주에 가진 못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NASA 우주비행단에 들지도 못했다. 이 시절 NASA 우주비행사는 전원이 남성 군인 시험 비행사들이었다.


펑크는 자신이 다른 어떤 남성보다도 더 잘했고 일을 빨리 완수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아무도 자신을 우주비행사로 뽑지 않았고 "내가 (우주로) 올라갈 수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텍사스에 사는 펑크는 미 연방항공청(FAA)의 첫 여성 감사관을 지냈고,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첫 여성 항공안전 수사관이기도 했다.


▲제프 베이조스(왼쪽)와 윌리 펑크(오른쪽)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제프 베이조스(왼쪽)와 윌리 펑크(오른쪽)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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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너무도 우주에 가고 싶었던 펑크는 수년 전 20만달러(약 2억2700만원)를 내고 또 다른 우주탐사 회사 버진갤럭틱 우주선에도 좌석을 하나 예약해뒀다. 여전히 그녀는 승객 명단에 올라 있다.


베이조스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펑크보다 더 오래 기다린 사람은 없다"며 "때가 됐다. 승무원이 된 것을 환영합니다. 펑크"라고 밝혔다.


펑크는 우주여행에 나선 최고령자로 기록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최고령 우주여행자는 2016년 고인이 된 우주비행사 존 글렌이었다. 글렌은 1998년 77세의 나이에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에 탑승해 최고령자 기록을 세웠다.


글렌은 1962년 2월 첫 유인 인공위성 '프렌드십 7호'를 타고 지구 궤도를 3바퀴 돌아 최초로 우주비행을 한 미국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글렌은 이 비행 뒤 여자가 우주비행을 한다는 것에 대해 코웃음을 쳤는데 여성인 월리가 그의 최고령 우주여행자 타이틀을 가져가게 됐다.


AP는 이를 "우주적 반전"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우주여행은 '일반인의 유료 우주여행 시대'란 문을 열어젖힐 전망이다. 블루오리진은 아직 우주여행 티켓의 가격이나 언제부터 일반인 승객을 받을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뉴 셰퍼드가 우주로 가는 7월20일은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지 52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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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블루오리진이 공개한 동영상에서 베이조스가 펑크에게 우주여행 과정을 설명한 뒤 지구에 착륙해 처음으로 할 말이 무엇이냐고 묻자 펑크는 "'이건 내게 일어난 최고의 일이야'라고 말하겠다"며 베이조스를 힘껏 포옹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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