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文정부 초대 에너지 차관의 역할
[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산업통상자원부에 에너지 전담 차관직이 8월초 신설된다. 문재인 정부 임기가 내년 5월까지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조직법 역시 개정 대상이라는 점에서 에너지 차관 자리가 영속성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에너지 차관은 수소경제 등 국가의 미래를 위한 에너지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동시에 에너지 전환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게 자리 신설의 공식적인 이유다. 하지만 차관직이 '탈원전'으로 요약되는 현 정권의 에너지 정책을 최전방에서 추진해 온 산업부의 노고를 보상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사실상 문재인 정권의 에너지 정책을 마무리 짓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 추진 등 급격한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이 주도하는 탄소중립에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책임만 강조하며 자청해 그 리그에 등판한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산업계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제조업 기반인 우리 경제 구조상 탄소중립은 사실상 산업계의 숙제나 다름없는데, 기업 현실은 철저히 외면했다. 탄소중립 정책의 범부처 컨트롤타워인 탄소중립위원회 역시 현실을 모르는 학계, 시민단체 등 친환경 인사들로 가득 채웠다.
초대 에너지 차관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자칫 정권 차원의 탈원전, 탈석탄, 탄소중립을 고스란히 따를 경우 정치적 역풍을 맞을 확률은 커지게 된다. 이미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정치적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서 중심을 잡지 못한다면 자리의 운명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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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차관은 탄소중립 방안에 산업·에너지 현실을 모두 고려해 정책으로 담아내야 한다. 사실상 정치적 산물인 에너지 차관 자리가 역설적으로 현 정권의 일방통행식 탄소중립을 막을 수 있는 최후의 보루가 될 수밖에 없다. 누가 그 역할을 맡을지 모르지만 어려운 자리라는 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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