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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수술 보험금으로 도박 빚 갚아라"…선 넘은 보험사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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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비·렌즈비 과다청구
5년간 40% 늘어 69만건
보험금 7792억…354%↑
금융당국 "모럴해저드 주의"

"백내장 수술 보험금으로 도박 빚 갚아라"…선 넘은 보험사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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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사설 도박장에서 도박을 하다 사채 빚을 진 최정근(52·가명)씨는 폭력조직으로 부터 소개해주는 병원에서 백내장 수술을 받으면 빚을 갚을 수 있다는 제안을 받았다. 최씨가 가입한 보험에서 백내장 수술 보험금을 받아 빚을 탕감하라는 얘기였다. 최근 한 보험사가 특정 병원에서 백내장 수술 보험금 청구가 늘어난 것을 의심해 조사에 착수한 결과 폭력조직과 브로커, 병원이 같은 방식으로 보험사기를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백내장 환자가 급증하자 백내장 수술을 악용해 보험사기를 저지르는 사례가 늘고 있어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에게 주의보를 내렸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보험사에게 백내장 관련 보험사기 행위 예방을 위한 계약심사 등 관련 업무에 주의를 기울여달라는 공문을 전달했다.


노화현상으로 눈의 수정체가 탁해져 시야가 흐릿해지는 백내장은 초기 약을 통해 진행을 늦출 수 있지만 수술말고는 치료법이 없다. 이에 일부 병원에서는 수술을 조기에 권유하고 검사비나 렌즈비 등을 과다 청구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백내장 수술건수는 2015년 49만여건에서 2019년 69만여건으로 5년 간 40% 증가했다. 지난해 백내장으로 지급한 보험금은 7792억원으로 최근 5년 새 무려 354%나 급증했다.

수술은 혼탁된 수정체를 적출한 후 인공 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쪽 눈 수술비용은 평균 100만원 안팎이다. 포괄수가제 적용 수술이지만 인공 수정체 등 일부 비급여 진료항목을 예외적으로 인정받아 환자에게 추가로 청구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병원에서는 기존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수술 후 안경이나 돋보기를 착용해야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반면,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노안과 난시까지 동시에 교정 가능하여 수술 후 돋보기나 안경 없이 원근거리 모두 잘 보이게 해준다는 식으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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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필요성 전문의 진단 의존…보험사기 증명 어려워

이에 따라 비급여 항목인 검사비나 다초점렌즈비 등을 인상, 수술비용을 과다하게 책정하는 '도덕적해이(모럴해저드)'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백내장 수술 평균비용은 2016년 128만원에서 지난해 228만원으로 78%나 늘었다.


특히 최근 5년간 백내장수술 보험금 수령자 44만6000여명이 중에 보험사기 전력자는 1만7625명으로 3.8%를 차지한다. 백내장 수술 관련 보험사기 혐의 보고건수도 2018년 39건, 2019년 32건을 기록하다가 지난해에만 69건으로 늘었다.


한 번의 수술로 보험금을 중복해서 받은 경우도 많았다. 백내장 관련 보험금을 중복 수령한 피보험자는 18만6836명이고, 3건 이상 중복 수령한 피보험자도 5만3892명에 달했다.


수술 보험금을 1000만원 이상 수령한 사람은 1만5232명, 2000만원 이상은 4171명으로 나타났다. 백내장 수술은 고가인 경우에도 1000만원을 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과잉청구로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뿐만 아니라 수술특약 등으로 본인 부담 비용 보다 많은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기도 한다"면서 "수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전문의가 진단하기 때문에 보험사기로 증명하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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