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유리 건물 옆에 사는 주민 "반사광으로 힘들다"… 법정싸움, 누가 이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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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빛 반사 밝기가 매우 높다. 시각장애를 일으키는 수준의 440배 내지 2만9200배 정도에 해당한다."


건물 통유리 외벽의 태양반사광으로 인해 피해를 호소한 인근 주민들의 소송에서 건물 측이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이 건물 신축시 태양반사광 피해 관련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반사광이 어느 정도 밝기로 얼마 동안 유입되는지, 주거지 기능이 얼마나 훼손되는지 등은 다시 판단하라고 했다.

최근 대법원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사는 신모씨 등 주민이 네이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주민들은 앞서 2011년 "네이버 사옥의 통유리 외벽이 빛을 반사해 생활에 고통을 겪고 있다"는 이유로 손해를 배상하고 태양 반사광 차단시설을 설치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주민들이 승소했다. 재판부는 "네이버는 태양 반사광을 줄이는 시설을 설치하고 가구당 500만~1000만원의 위자료와 129만~653만원의 재산상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반사광 때문에 아파트 내에서 앞이 잘 안 보이는 현상이 기준치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주민 피해가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2심에서는 뒤집혔다. 반사광 피해가 손해를 물어줄 정도는 아니라고 봤다. 반사광을 직접 바라보지 않는 일상생활에서 시각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커튼으로 충분히 반사광을 차단할 수 있는 상황으로 생활 방해가 참을 한도를 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손해를 인정해야 한다"고 봤다. 2011년 소송이 시작된 뒤 10년간 법정 공방 끝에 대법원 판단이 나온 것이다. 태양반사광 피해 기준을 제시한 첫 대법원 판례다. 재판부는 "태양반사광에 의한 생활방해 정도는 태양직사광에 의한 피해나 기존의 일조권 침해와는 다른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태양반사광이 피해건물에 유입되는 강도와 각도, 유입 시기와 시간, 창과 거실의 위치 등 종합적으로 따졌어야 했다"고 해석했다.


이어 "이 사건 아파트 A동 및 D동의 거실 또는 침실 등 주요 공간에 태양반사광의 영향을 받는 기간이 연중 7~9개월, 하루 1~3시간이어서 반사광의 유입 장소와 시간이 상당하다"며 "반사광의 강도 역시 빛 반사 시각장애를 일으키는 기준치보다 440배~2만 9200배로 빛 반사 밝기가 매우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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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반사광이 어느 정도 밝기로 얼마 동안 유입돼 시각장애가 발생하는지, 주거지 기능이 얼마나 훼손돼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섰는지 등은 다시 판단하라고 했다. 주민들의 조망권이나 천공권(하늘을 볼 권리) 등에 관한 피해도 인정하지 않았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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