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 취하하라" 권익위·감사원 카드까지 꺼낸 자사고
8개 자사고 모두 1심 승소…서울시교육청은 항소키로
"항소 취하 불응하면 권익위 제소와 감사원 감사청구, 퇴진운동 할 것"
자사고 폐지 정책에 입지 좁아져 신입생 모집과 재정 확보 어려워져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에 반발한 서울 자사고 8곳의 1심이 모두 승소로 일단락됐다. 자사고들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항소 취하를 요구하며 불응할 경우 권익위원회에 제소하고 교육감 퇴진운동까지 진행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28일 8개 자사고 교장단은 조희연 교육감에게 행정법원 판결에 대한 항소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서울행정법원은 경희고·한대부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 취소 소송에서 학교 측에 1심 승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2월 배재고·세화고, 3월 숭문고·신일고, 지난 14일 중앙고·이대부고가 승소했고 4번째 승소다. 판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자사고 교장단은 "조 교육감은 지정취소 처분에 사과하고 항소를 철회하라"며 "수용하지 않을 경우 감사원 감사청구, 자사고가 입은 피해에 대한 권익위 제소, 학생·학부모·교사·동문이 연합해 퇴진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3월부터 자사고 교장단이 항소 취하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교육청은 법적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판결 직후 서울시교육청은 입장자료를 내고 "법원 판결문이 송달되는 대로 판결 이유를 면밀히 분석한 후 항소할 것"이라며 "항소에 따른 학교의 부담과 소송의 효율성을 고려해 법원에 사건 병합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재윤 세화고 교장은 "현재 서울시교육청은 4개 학교에 항소를 진행중이며 나머지 학교에 대해서도 항소 의향을 밝히고 있다"며 "학교들은 교육에 들여야 할 시간과 비용을 추가로 치르게 된 상황이며 교육현장인 일선 학교를 지원한다는 본연의 교육청업무에 반하는 조치인만큼 항소 철회를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고진영 배재고 교장은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고사정책으로 인해서 너무 많은 피해를 입었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내용부터 법률검토, 행정절차 등을 검토할 것"이라며 "안산 동산고의 선고가 남아있고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전국적인 협의를 거쳐 진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자사고들은 소송 과정에서 비용·시간이 소요되는데다 자사고 폐지 정책으로 인해 학생 모집에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했다. 교장단은 "지역사회의 명문 사학들이 졸지에 자사고 지정 취소 학교라는 오명을 뒤집어썼고 신입생 지원감소, 재정여건 악화로 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됐고 학교법인의 재정지원 없이 정상적 학교 운영이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자사고의 법적 근거를 없애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2025년 3월부터 시행되면 2023년부터 신입생 모집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고진영 배재고 교장은 "이미 예고된 지 오래이고 헌법소원을 진행중이지만 정책이 어떻게 시행될 지 알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책이 어떻게 시행될 지 모르고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교육청과 사후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사고 지위 유지가 어려워지자 일반고로 자진 전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동성고는 이사회를 열어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학교 측은 "자사고로 누리던 특수성과 장점이 사라졌고 고교학점제나 학령인구 감소 등이 자사고 유지에 불리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자사고를 택하는 학부모는 학교에 대입에서 좋은 결과를 최우선 목표로 삼기를 기대하는데 본교가 추구하는 교육은 그런 부분에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자사고 지위를 반납한 학교는 동양고, 용문고, 미림여고, 우신고, 대성고, 경문고에 이어 7곳이다. 올해 서울 자사고 신입생 모집 결과 경쟁률은 1.09대 1이었고 전년(1.19대 1)보다 하락했다.
고진영 배재고 교장은 "교육부와 교육청이 자사고 죽이기 정책을 일방적으로 진행하면서 현실적으로 모든 자사고가 이같은 어려움 겪고 있는것이 사실"이라며 "교육청이 자사고에 정상적으로 학사운영을 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워줘야 하며, 항소 철회는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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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 8곳과 부산 해운대고까지 8개 자사고가 1심 소송에서 이겼다. 오는 6월17일에는 안산 동산고의 자사고 승인취소처분 취소 소송 1심 선고가 예정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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