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류청론-사형제]범죄예방효과 불분명…오심때 회복 불가
사형제도 존치를 둘러싸고 다양한 이론적 공방이 존재한다.
먼저 형사정책 차원에서 사형제도가 갖는 유용성이 있으므로 폐지할 수 없다는 견해다. 사형이란 죽음에 대한 공포심과 범죄에 대한 응보욕구가 맞물려 고안된 ‘필요악’이며, 무엇보다도 그 특성상 위하력이 강한 만큼 일반적 범죄예방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실증되지 않는다는 것이 다양한 연구에 의해 밝혀졌다. UN에서도 사형제가 종신형보다 더 효과적 범죄예방수단인지 불분명하다는 보고서가 제출된 바가 있다. 또 위하력을 이유로 사형이라는 잔혹한 형벌을 무조건 정당화 할 수 있지도 의문이다. 위하력이 핵심적인 기준이라면 역사 속에서 사라진 궁형, 부관참시, 태형, 화형 같은 반인도적 형벌을 부활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사형제도가 헌법이론에 비추어 볼 때 헌법재판소를 통한 위헌결정은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입장의 기본적 뼈대는 우리 헌법이 기본권으로서 생명권을 인정하고는 있으나 절대적 기본권 개념은 인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지극히 한정적인 범위에서 사형제가 신중히 활용된다면 헌법에 위반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헌법재판소가 특별형법전에 존재하던 사형제 조문을 평등원칙 또는 비례성 원칙 위반으로 위헌결정을 내린 적도 몇 차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도 논리적 모순을 내재한다. 물론 우리 헌법에 규정된 모든 기본권은 절대적이지 않으며, 공공의 필요에 따라 법률에 의한 기본권의 제한이 가능하다. 그런데 생명권의 경우 그 특성상 일부 제한이 불가능하며, 사형을 집행할 경우 영구히 그 권리를 박탈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사형제도를 통해 생명권의 본질적인 내용이 침해되는 결과를 간과한 채, 일반법률유보와 비례성 원칙에만 근거해 사형제도의 합헌성을 긍정하는 논증은 정당화되기 어렵다.
세 번째 쟁점은 오심 가능성의 문제다. 사형존치론자들은 오심은 모든 형벌제도의 숙명적 한계이며, 사형제도만의 특징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다양한 심급제도나 재심제도 등의 개선을 통해서 문제를 보완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러한 생각은 사형이 집행될 경우 그 결과가 비가역적이며, 재심제도를 통해서도 손해를 회복할 수 없다는 점을 애써 간과한다. 현대적 사법제도 하에서도 오심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한편 우리 헌법 제110조 제4항은 군사법원에서 특별한 경우 사형을 선고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조문을 두고 있으므로, 헌법상 사형제를 용인하고 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헌법전에 규정된 조문에 근거한 주장이므로 무시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필자는 사형제 폐지론자지만, 현행 헌법의 틀에서 이러한 주장은 경청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여긴다. 즉, 헌법 제110조 제4항에 규정된 상황에서 군사법원이 사형을 선고하는 입법은 허용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해당 조문 한 개만을 근거로 평시에 일반법원에서까지 사형제도를 허용할 보편적 원리가 추출될 수는 없다고 본다.
끝으로 사형제도는 헌법재판소가 정할 문제가 아니라, 입법적 결단을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헌법재판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동시에 정치의 사법화를 경계하자는 취지다. 필자도 사형제 문제가 헌법재판소가 결정하기보다 국회에서의 입법적 결단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국회에서는 총 8번의 사형제 폐지법안이 발의된 적이 있다. 해당 법안발의에 함께 했던 정치인 몇 명의 이름을 적어본다. 문재인, 박병석, 이낙연, 정세균, 김부겸, 송영길, 김종인, 나경원, 주호영, 원희룡, 유승민,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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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우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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