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中企 체감경기 격차, 역대 최대로 벌어져 (종합)
한국은행 ‘2021년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全산업 체감경기도 제자리 걸음
제조 대기업-중소기업 업황BSI 격차 30P로 역대 최대
원자재 수급, 車부품 공급망 문제 중소기업 타격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부품 공급망과 원자재가격 상승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회복 격차를 벌렸다. 대기업 체감경기는 10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반면, 중소기업들의 업황은 나빠지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는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우려됐던 회복 불균형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2개월 연속이었던 국내기업의 체감경기 개선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대기업 업황BSI(110)는 전월 대비 3포인트 올라 2010년 6월 이후 10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반면 중소기업BSI(80)는 3포인트 하락했다. 중소기업 체감경기는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지난해 4~5월 크게 하락했다가 같은 해 하반기부터 회복됐지만 대기업만큼 급격한 개선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기준선인 100에도 한참 못 미친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는 전달(24포인트)보다 늘어난 30포인트로 확대돼 2003년 1월 통계 편제 이후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지난해 11월에만 해도 5포인트 수준이던 격차가 기업규모별 회복 속도가 큰 차이를 보이면서 반년 만에 최대폭으로 벌어진 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체감경기 격차는 11포인트(2009년 5월) 수준에 그쳤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체감경기 격차 확대는 원자재 수급과 제품 운송의 안정성이 갈랐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그동안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달엔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문제로 전체적으로 정체됐다"며 "선박 부족으로 인한 원자재 조달 문제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체계적 공급망을 가진 대기업은 자재 공급이 원활해 업황 개선이 지속됐지만, 중소기업은 원자재 가격과 선박 운임이 동시에 오르면서 업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원자재가격 상승은 제조기업 경영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이다.
기업 규모 간 회복 격차는 대출 현황을 봐도 알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1~4월 중 대기업의 은행 대출은 3조2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은 31조8000억원 늘었다. 불균형한 회복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은 빚으로 연명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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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경기 격차는 이번달 전(全)산업 업황 BSI에도 영향을 미쳤다. BSI는 기업가의 현재 기업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수치로 100을 넘으면 업황이 좋다고 응답한 기업이, 미만이면 업황이 나쁘다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달 전산업 BSI는 88로, 지난달과 같은 수준이었다. 비제조업 업황BSI(81)는 1포인트 하락했다. 단체 관광객이나 스포츠경기 관람객이 줄고, 건설수주도 줄어든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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