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별 기준 세워 대학 정원 줄인다…'모집유보정원제' 등 도입
교육부 '대학의 체계적 관리 및 혁신 지원 전략' 발표
권역별 유지충원율 설정해 최대 50% 대학에 감축 권고
미이행 시 재정지원 제한, 위험대학 3단계 구분해 폐교명령
학부-대학원 정원조정비율 개선, 동일 법인 대학 정원 조정 도입 등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교육부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 신입생 미달 사태를 막기 위해 권역별로 유지충원율 기준을 정하기로 했다. 대학들의 자체 조정 계획을 받아 기준에 못 미칠 경우 감축을 권고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재정지원을 중단한다. 대신 학부-대학원 간 정원조정 비율을 개선하고 모집유보정원제, 동일 법인 대학 간 정원 조정을 허용하는 등 '당근'도 제시했다.
20일 교육부는 '대학의 체계적 관리 및 혁신 지원 전략'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한계대학에는 구조조정을, 재정지원을 받는 대학에는 적정 규모를 유지하도록 유도하되 정원 조정을 유연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신입생 4만명 미달…비수도권·전문대일수록 심각
교육부에 따르면 3월 기준 2021학년도 대학 신입생 충원율은 91.4%로 총 4만586명이 미충원됐다. 미충원 인원이 발생한 대학은 비수도권이 75%였고 유형별로는 전문대가 59.6%를 차지했다. 일반대보다 전문대가,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지역의 충원율이 더 저조했다. 신입생 충원율은 ▲수도권 일반대(99.2%) ▲비수도권 일반대(92.2%) ▲수도권 전문대(86.6%) ▲비수도권 전문대(82.7%) 순이다.
신입생 충원난이 심화된 이유는 학령인구 감소에서 찾을 수 있다. 초저출산이 본격화한 2000년대 출생자들이 대학에 입학하기 시작하면서 대학입학가능자원도 급감했다. 특히 올해부터 2024학년도까지 대학입학연령(만18세)이 입학정원에 못 미치는 현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올해 대입정원 47만4000명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2024년 입학인원(37만3000명)이 10만명 가량 부족해지는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위험대학엔 폐교명령, 재정지원대학엔 자율감축 유도
교육부는 대학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해 부실 대학 구조개혁에 칼을 댄다. 재정지원제한대학에는 일반재정·특수목적사업 지원을 제한하고 국가장학금·학자금 대출 제한을 통해 혁신을 촉진한다. 나아가 재정위험대학 중 회생이 불가능한 경우 폐교명령을 진행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대학 결산자료를 평가해 재정위기 수준에 따라 위험대학을 3단계로 구분해 시정조치를 이행하지 않거나 회생이 불가능한 경우에 폐교명령을 내린다. 폐교·청산을 위해 체불임금을 우선 변제할 수 있는 청산융자금 지원, 폐교자산·매각을 위한 통합관리 시스템도 내년에 구축한다. 폐교부지 활용방안이나 토지용도변경 등을 논의하기 위한 협력체계도 구축한다.
재정지원을 받는 대학에 대해서는 적정한 정원 기준을 세우게 하되 5개 권역별 유지충원율을 설정해 기준에 미흡한 경우 감축을 권고한다. 지역 여건과 자체 정원 조정 규모 등을 고려해 권역별로 30~50% 대학에 감축을 권고한다.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일반재정지원을 중단한다. 내년 5~6월 경 기준충원율이 공개되고, 2023년부터 정원감축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교육부는 오는 10월 유지충원율 지표와 산정방식을 확정하고 내년 3월까지 대학별 자율혁신계획을 제출하도록 할 계획이다. 우수대학에는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정원 외 전형도 총량 관리 대상에 포함한다. 올해 정원 외 전형 신입생은 4만5000명이었고 수도권 소재 대학 입학생이 절반 수준이다. 아울러 정원 외 전형을 과도하게 늘리지 않도록 일부 전형에서는 정원 내 선발로 전환·개선도 추진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재학생과 신입생 충원율을 기초로 하되 권역별로 유지충원율이 달라진다"며 "정원내·외 총량에서 평가를 하되 사회배려대상자 전형, 장애인전형 등은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원-학부 정원 비율 개선, 모집유보정원제도 시행
대학들이 요구해왔던 정원 조정을 유연화하는 정책도 추진한다. 학부와 대학원 간 정원조정 비율도 개선한다. 현재는 대학원 석사 정원을 1명 늘리려면 학부 정원 1.5~2명을 감축해야 한다. 이 기준을 조금 더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올 하반기 중 시행령을 개정한 후 비율 개선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동일 대학 법인 간 정원을 조정해 학과개편이 가능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대학설립운영규정을 개정해 정원조정 근거를 마련하고, 사립학교법상 합병인수제도 개선 가능성 등을 검토한다. 예를 들어 전문대와 일반대를 운영하는 법인에서 중복 학과를 통합시켜 정원을 조정할 수 있게 된다.
입학정원 일부 모집을 유보하도록 허용하는 '모집유보정원제'도 시행하기로 했다. 정원을 한번 줄이면 복원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을 반영해 올 하반기 시행령 개정에 나선다. 교육부 관계자는 "제한적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 원칙이며 (감축 실적에 반영할 때) 일정 비율만 인정하고 모집 유보 후 되돌릴 때 요건은 10월에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생직업교육을 중심으로 개편하는 대학이 성인학습자 전담과정으로 정원을 전환하면 유지충원율 점검 때 일정 비율을 정원 감축 실적으로 인정한다.
줄어든 학부 정원을 성인 대상 평생교육 수요로 상쇄시킬 수 있는 지원책도 마련했다. 성인학습자 지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국가장학금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이밖에 재직자 특별전형에 일반고 졸업생 중 5년 이상 재직자를 포함시키고, 시간제 등록제 상한(12학점)을 자율화한다. 평생직업교육 우수대학을 대상으로 근무 경험을 인정받은 재직자를 2학년에 편입가능하게 하는 등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재정확충방안도 추진…국립대 재정지원 확충·연합대학 지원
교육부는 수도권-비수도권, 일반대-전문대 간 개방·공유·협력을 유도하는 대학혁신지원전략도 제시했다. 재정확충을 위한 일반재정지원 확대·개편, 세제감면확대, 교육용 기본재산 임대허용 완화 등을 추진한다. 대학과 지자체가 지역인재 양성 협력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역혁신플랫폼'도 확대하기로 했다. 지역혁신플랫폼 지역 중 고등교육혁신특화지역을 지정해 최대 6년간 맞춤형 규제 특례도 적용한다.
국립대의 경우 수도권 대학이나 국립대 법인 수준으로 재정지원을 확충하고 운영 자율성·책무성을 가질 수 있도록 연내 '국립대학법' 제정을 추진한다. 국립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공동교육혁신체제(연합대학)' 구축을 지원하고 대학별 특성화분야를 기반으로 학사를 공동운영할 수 있게 지원한다. 권역 내 국립대들이 공동 발전전략과 대학별 특성화계획을 수립해 학사구조 개편이나 기능을 재조정할 수 있게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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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금의 위기를 대학이 과감한 체질 개선과 질적 혁신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가 되도록 함께 해나가야 한다"며 "정부는 대학의 자율혁신을 촉진하고, 동반 성장의 고등교육 생태계 조성하기 위해 규제혁신, 재정지원 확충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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