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종사자 안전 사각지대'…라이더 산재신청 3년새 3배 급증
작년 지급액 276억…중소 배달앱 플랫폼서는 산재적용 제외제도 악용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지난해 8월26일 서울 무교로에서 한 배달기사가 분주하게 이동하는 모습.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음식배달 서비스 수요가 급증해 배달기사들도 바빴다. /문호남 기자 munonoam@
[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지난 3년간 배달 근로자(라이더)의 산업재해보험 신청이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 사업이 커지면서 배달 종사자도 늘고 있지만 안전에는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연도별 배달종사자 산재보험금 신청현황과 보험급여 지급 현황에 따르면 산재보험금 신청건수는 2018년 618건에서 지난해에는 2275건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에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해 1분기 석달간 1121건이 신청돼, 이미 지난해 절반 수준까지 올랐다. 승인건수도 2018년 597건에서 지난해 2070건으로 늘었으며, 올해 1~3월 승인건수도 1060건을 기록했다.
연도별 지급액도 2018년 84억7800만원에서 지난해 276억200만원으로 늘었다. 올 1~3월에는 2272명에게 116억2700만원이 지급됐다.
배달종사자의 산재보험신청 증가는 종사 규모가 늘면서 안전사고에 노출되는 확률 역시 커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플랫폼 시장 종사자 수가 늘면서 산재신청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지난해와 올해에는 비대면 배달 소비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산재적용 대상 규모가 통계보다 더욱 클 것이라고 말한다. 사업주가 불이익을 우려해 배달종사자들에게 산재적용 제외를 요구하는 사례가 종종 나타나기 때문이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대형 ‘주문 앱 플랫폼 기업’이 아닌 중소 ‘배달 앱 플랫폼’들은 본사가 아닌 지사의 지사장(사업주)과 배달종사자 간 계약을 맺고 있다. 사업주가 라이더에 산재적용 제외를 요구할 경우 이를 거부하기가 쉽지 않다.
홍창의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달서비스지부 사무국장은 "우아한형제들 등 대형업체를 제외한 중소 배달 앱 플랫폼에선 아직도 산재적용 제외신청 등을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근절해야 일하다 다친 배달종사자를 제대로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용부담 등의 이유로 산재보험 가입이 어려운 배달종사자를 위해 업계가 기금을 모아 공제조합을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하지만 플랫폼 업계가 자체 기금으로 지원할 경우 배달료에 전가할 가능성이 큰 만큼 소비자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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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 없이 공제조합 설립비용을 배달대행사가 부담할 경우 배달료가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게 사실"이라며 "7월부터 지사장들이 배달료를 결정하는 일부 플랫폼 기업에선 특고 산재보험 가입 등 비용 증가를 이유로 배달료를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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