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가계대출 인위적 규제, 대기업 대출만 늘려…위험도 ↑"
IMF 워킹페이퍼 '거시건전성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
돈 풀리는 시기 가계대출 급격히 조이면
시중은행 대출 대기업 위주로 몰려…기업건전성은 악화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 인위적 가계대출 조이기 정책을 갑작스레 펼치면 결국 대기업들만 쉽게 빚을 내게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돈이 급격히 풀리는 시기에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도입하면 시중은행들은 대신 기업대출을 늘리는 성향을 보이는데, 평소보다 더 너그럽게 기업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해 준다는 것이다. 이 경우 능력보다 빚을 많이 낸 기업들은 향후 부실화할 가능성도 커진다. 게다가 이 때 기업대출은 대기업 위주로 집중돼 중소기업이 혜택을 입는 것도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17일 한국은행의 '최신 해외학술 정보'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거시건전성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라는 제목의 워킹페이퍼에 이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담았다. IMF가 한국을 포함한 29개 선진·신흥국의 개별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가계대출 규제를 펼치면 기업대출 배분 위험도는 더 높아지는 '풍선효과'가 유발됐다. 이런 현상은 최근 코로나19 상황과 마찬가지로 위기가 발생해 돈을 푸는 시기라면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들의 총자산 대비 총부채 비율 ▲부채과잉 지표(영업이익 대비 총부채)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 대비 이자지출) 등이 모두 높아진 것이다.
IMF는 보고서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출 비율이 평균보다 1표준편차만큼 커지는 시기, 즉 신용팽창기에 가계부문 거시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면 기업부문 신용배분 위험도도 표준편차보다 10%만큼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금융위기 직전 대출이 급증할 때 기업의 신용배분 위험도가 표준편차보다 23%가량 컸다는 것을 감안하면, 가계대출을 급격히 조이는 정책이 기업대출 위험성을 얼마나 높이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이 시기에 성장성 있는 중소기업들이 투자자금을 쉽게 빌린 것도 아니었다. 분석에 따르면 은행들의 기업대출태도는 가계부채를 조였을 때 대기업을 위주로 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도가 높은 대기업 업종엔 돈을 풀었지만, 규모가 작은 기업들에 대해선 쉽게 돈을 빌려주지 않은 것이다. 한은은 "특정부문에 대한 거시건전성 정책을 시행할 때 여타부문에 영향을 미치는 풍선효과에 유의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돈이 풀리는 속도가 빠를수록 풍선효과가 커지는 점을 고려하면, 가계부채 대책과 같은 정책은 돈이 덜 풀리는 시기에 시행돼야 부작용이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IMF는 이번 연구에 2002~2018년 개별국가, 기업들의 자료를 활용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