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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있는 누나 보살피던 동생, 소리도 못 내고 즉사" '평택항 사망 20대' 유족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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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 손 안 벌리려고 아르바이트 하다 세상 떠나"
"300㎏ 무게 넘어져 그 자리에서 즉사"
"사측은 안전모 안 쓴 동생 탓" 주장

이선호 씨 사고가 벌어진 경기 평택항 부두 개방형 컨테이너 모습. / 사진=고 이선호 군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

이선호 씨 사고가 벌어진 경기 평택항 부두 개방형 컨테이너 모습. / 사진=고 이선호 군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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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지난달 경기 평택항에서 작업을 하던 중 컨테이너에 깔려 숨진 20대 노동자 이선호 씨 누나로 알려진 누리꾼이 이 씨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누리꾼은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 씨 사고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독려글에 직접 장문의 답글을 작성했다. 그는 자신을 이 씨의 둘째 누나라고 밝히면서 "조카들 보고 싶다고 영상 통화하고 나중에 또 통화하자고 끊은 게 마지막 통화였다"라며 "코로나 때문에 학교도 못 가고 제 용돈 제가 벌어서 부모님 손 안 벌리려고 아르바이트했던 건데 갑자기 떠날 줄 꿈에도 상상 못 했다"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 씨 누나에 따르면, 이 씨는 평소 2급 장애 판정을 받은 첫째 누나를 잘 챙겨주는 착한 동생이었다. 현재 이 씨 유족 측은 첫째 누나가 충격을 받을까 봐 고인의 죽음을 알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이 씨 누나는 "엄마 아빠 두 분 너무 힘드신데 언니 앞에서는 울음 참으시는 모습이 너무 마음이 아프다"라며 "가족 먼저 챙길 줄 알고, 아픈 큰 누나 챙기는 그런 착한 동생이었다"라고 회고했다.


이 씨 누나는 "회사에선 책임자가 지시한 적 없다고 발뺌하면서 안전모 안 쓴 우리 동생을 탓하고 있다"라며 "안전모 썼어도 300㎏ 넘는 무게(의 컨테이너가) 넘어졌으면, 우리 동생은 악 소리도 못 내고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왜 발뺌하는지,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는 건지, 아직 발인도 못 하고 2주 넘게 빈소에 향 안 꺼지게 지켜주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김득중 쌍용차지부 지부장이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린 텅 빈 이선호 씨 빈소 사진. / 사진=트위터 캡처

김득중 쌍용차지부 지부장이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린 텅 빈 이선호 씨 빈소 사진. / 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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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지난달 22일 평택항 신컨테이너터미널에서 정리 작업을 하던 중 사고로 숨졌다. 당시 그는 한 개방형 컨테이너 날개 쪽에서 뒷정리를 하던 중이었다. 그때 맞은편에서 작업하던 지게차가 컨테이너 날개를 접자, 이에 대한 반동으로 이 씨 쪽 컨테이너 날개가 접히면서 쓰러져 이 씨를 덮쳤다. 이 씨 쪽으로 쓰러진 컨테이너 날개는 중량이 300㎏가량으로, 이 씨는 그 밑에 깔려 숨졌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안전관리자, 수신호 담당자 등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고 후 대처도 늦어 이 씨는 컨테이너에 깔린 상태로 약 한시간 동안 방치됐다가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이 씨는 안전모 등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한편 유족과 시민단체는 이날 이 씨 사고가 벌어진 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고 이선호 군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선호 군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 보름이 지났으나 사고 조사나 진상규명은 여전히 답보 상태"라며 "하청 관리자에게만 책임을 묻는 게 아닌 원청에 책임을 묻고 해양수산청, 관세청 등 유관기관에도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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