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통틀어 최대 규모, 세계 최고수준 한국 상속세율이 원인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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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족들이 12조원 이상의 상속세를 납부하기로 하면서 세계 상속세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됐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최대 규모의 상속세이기 때문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율을 가진 우리나라의 상속세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28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의 유족들은 이 회장의 유산에 대해 최소 12조원 이상의 상속세를 납부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상속세는 국내외 역사상 최대 규모로 파악된다.


국내의 경우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아버지인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으로부터 2018년 물려받은 재산의 상속세 9215억원이 가장 컸다. 그전까지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이 납부한 1830억원이 최대였다.

삼성가(家)의 이번 상속세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막대한 규모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현재까지 10조원 이상의 상속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 세계 최고 상속세율 논란

이 회장이 세계 최대 부자가 아니었음에도 상속세가 세계 최대인 것은 한국의 징벌적 상속세제가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일본(55%) 다음으로 높은 2위다.


그러나 기업 최대주주가 지분을 승계하는 경우에는 주식 가치에 20% 할증을 적용하면서 실효세율이 최고 60%까지 오르기 때문에 사실상 세계 최고 수준이다.


타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상속세율이 얼마나 높은지 쉽게 알 수 있다. 실효세율 기준으로 미국은 상속세 최고세율이 39.9%, 독일은 30%, 영국은 20%였다. 캐나다는 16.5%에 불과했고 심지어 호주와 스웨덴은 상속받은 자산을 추후 처분할 때까지 과세가 이연되는 자본이득세(승계취득과세) 체계를 적용하고 있어 상속세가 사실상 없었다.


이번 삼성의 상속세 납부를 계기로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상속세제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전망이다. 과도한 상속세가 기업의 경영권을 불안하게해 경영을 위축시키고 기업인들의 기업가 정신을 후퇴시킬 가능성이 있어서다.


실제로 상속세 부담에 기업 자체가 부실해진 사례도 적지 않다. 세계 1위 손톱깎이 생산업체였던 쓰리세븐은 2008년 상속세로 인해 지분을 전량 매각한 후 적자기업으로 전락했고, 세계 1위 콘돔 생산업체 유니더스는 상속세 부담을 이유로 2017년 사모펀드에 경영권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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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원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과도한 상속세 부담이 기업승계 시 조세장벽을 발생시킨다"며 "과도한 상속세 부담은 상속 재산의 감소뿐 아니라 경영권 승계도 불확실하게 해서 기업가 정신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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