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부터 재학생까지 성범죄
교육부 "연 2회 이상 카메라 불시 점검"
전문가 "점검 인력 전문성 높여야"

교내 불법촬영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교내 불법촬영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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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주미 기자] 현직 교사가 교내에서 불법촬영 범죄를 저지르다 적발 되는 등 학교에서도 성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교내 불법 촬영 점검' 등 예방책이 있지만 범죄가 지속하는 만큼 실효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상남도 김해의 한 고등학교 교사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23차례 여자 화장실을 침입해 카메라를 설치해 불법촬영 시도 등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앞서 2017년 9월에도 당시 근무하던 고성 한 고등학교 체육관 여자 화장실에 카메라를 놔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5일 진행된 항소심 재판에서 A씨는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학교에서 이른바 '몰카'(몰래카메라)를 찍는 이는 교사뿐만이 아니다. 10대 학생들도 불법촬영을 저지르고 있다. 지난달 11일, 경기 화성의 한 고등학교에서 재학생이 같은 학년 친구를 대상으로 몰카를 찍다가 적발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관련 법에 따라 처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학교도 위협하는 몰카···3년 만에 몰카 범죄 2배 증가


교내에서 일어나는 불법촬영 범죄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사회 곳곳에서 불법촬영이 늘면서 학교에도 어김없이 몰래 카메라가 등장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학교에서 일어난 불법촬영은 2016년 68건에서 2017년엔 115건, 2019년엔 175건으로 증가했다. 3년 만에 2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학교 내 불법촬영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불법촬영 영상물은 인터넷에 유포되면 2,3차 피해를 양산한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학교 내 불법촬영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불법촬영 영상물은 인터넷에 유포되면 2,3차 피해를 양산한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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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부분은 학교에서 불법촬영이 기승하면서 10대 이하 피해자 역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6년에서 2018년까지 초·중·고에서 발생한 몰카 범죄 중 학생을 대상으로 한 행위가 약 81%로 가장 많았다. 이중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사례가 약 63%로 가장 많았고, 초등학교 불법 촬영도 약 16%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대 어린 청소년들이 안전을 보호받아야 할 학교에서마저도 디지털 성범죄에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 큰 문제는 불법촬영이 단순히 찍는 것에 그치지 않는 데에 있다. 촬영한 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면 2, 3차 피해로 번진다. 일단 온라인에 퍼지면 쉽게 영상을 삭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피해자의 고통은 배가 된다. 몰카를 통한 디지털 성범죄에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 '연 2회 카메라 불시 점검?' ···점검 인력 전문성 고려해야 실효성 있어


이같이 피해가 심각한 교내 몰카 범죄가 잇따르자 교육부는 대책 중 하나로 지난해 9월 '카메라 불시 점검'이란 정책을 내놨다. 지역 공공기관과 협조해 학교 내 불법촬영 카메라 설치 여부를 1년에 2회 이상 불시 점검 방식으로 진행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전에 진행됐던 교내 불법촬영 카메라 전수점검 상황을 고려하면,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의 '2020년 학교 화장실 불법촬영 카메라 점검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7~8월 시행된 학교 화장실 불법촬영 점검에 정부가 마련했던 '공중화장실 불법촬영 점검 매뉴얼'이 활용되지 않은 경우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매뉴얼은 집중점검인 경우 '지자체, 경찰, 공공기관, 시민단체 등으로 합동점검반 구성'을 명시하고 있다.


합동점검단이 학교 내 불법촬영 카메라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합동점검단이 학교 내 불법촬영 카메라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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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료에 따르면 서울 11개 교육지원청 중 4개 지원청이 학교 자체 인력이나 은퇴교원만으로 당시 점검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자치구, 민간보안업체 인원이 참여한 다른 지원청 관할 학교와 달리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원으로 점검을 시행한 셈이다. 강원도교육청도 점검 담당자로 각급 학교 인력을 지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교육부가 이미 마련돼 있는 정부 매뉴얼을 활용하지 않은 건 학교 화장실 점검 실효성을 저해한다"며 "단순히 점검 횟수를 늘리는 것 외에 경찰 등 전문성이 있는 인원의 참여를 의무화하는 등 점검의 질 제고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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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점검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구성 인원의 전문성을 강조했다. 김여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국장은 "학교 자체 인력으로 진행하더라도 그 전에 먼저 점검에 참여하는 인력이 전문가의 교육을 받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가해자가 교사인 경우 진상 규범이 더디지 않도록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권력 관계도 점검해야 한다"며 "교내에서 발생한 몰카 범죄 등 성범죄에 대응할 때 1순위가 '피해자의 피해 회복'이라는 점을 고려해 대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주미 기자 zoom_01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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