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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를 지방세로" 정부 견제나선 吳…실현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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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세로 전환하되, 전국이 나눠쓰는 방안 제안
종부세 배분 권한을 중앙정부 → 지자체로
법 개정 사항…국회·다른 지자체 호응이 관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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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세인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지방세로 전환해달라고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전국 100% 공동과세 카드를 꺼내들었다. 중앙정부가 갖고 있는 종부세 배분 주도 권한을 사실상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로 넘겨달라는 요구다. 다만 이는 서울시가 단독으로 추진할 수 없는 법 개정 사안으로, 국회 그리고 다른 지자체가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오 시장은 20일 취임 후 두번째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 같이 주장했다. 처음 참석한 국무회의에서 아파트 공시가격 문제를 지적하며 결정과정에 지자체가 권한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한데 이어, 이번엔 종부세로 다시 중앙정부 견제에 나선 것이다. 오 시장은 "지역 간 재정격차를 완화하고, 재정분권을 통한 진정한 지방분권 실현을 위해서라도 이를 적극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오 후보의 공약사항이다.

종부세는 전국의 주택과 토지를 합산해 부과하는 세금으로, 국가가 거둬들이는 국세다. 과거 지방세였던 종합토지세(종토세)가 노무현 정부 들어 종부세로 개편되며 국세로 전환됐다. 대신 정부는 이를 국가재정으로 활용하지 않고 지방교부세법에 따라 전부 지자체에 배분한다.


현재 종부세는 서울이 전체의 약 60%를 부담하고 있다. 다만 서울로 재교부되는 규모는 10%에 못 미치는 구조다. 지자체의 재정여건, 사회복지, 징수액 등을 감안해서 배분되기 때문이다. 종부세의 과세 목표 중에 지방재정의 균형발전이 포함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오 시장은 지자체의 과세 자주권 차원에서 종부세를 지방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엔 서울시가 종부세에 대부분을 부담하고 있다는데 대한 불만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오 시장은 "현재 종부세의 부동산 교부세는 불균형한 상황", "(지방세인) 재산세 부담을 완화할 경우 지자체 세입이 감소하는 것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건의 이유를 밝혔다.

대신 지방세를 서울시 재원으로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지자체와 100% 나눠 쓰는 공동과세를 함께 건의했다. 종부세가 일정한 기준에 따라 지자체에 배분되는 현재의 구조를 깨지 않겠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금 종부세는 전국이 나눠쓰고 있지만, 그 기준을 정부가 마련하고 있다"며 "종부세를 정부의 의존재원으로 두지 말고 지방정부가 협의해 그 기준을 만들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과거에도 공동과세제를 시 차원에서 도입한 바 있다. 강남과 강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25개 자치구가 따로 내던 재산세의 50%는 자치구에 똑같이 나눠준 것. 이를 통해 강남과 강북의 세입 격차는 3분의 1 이상 줄어들었다.


다만 종부세를 지방세로 전환하고 100% 공동과세를 시행하는 것은 서울시 단독으로 추진할 수 없는 법 개정 사안이다. 지방세법과 종부세법, 지방교부세법 등을 개정해야 해 국회의 협조가 뒷받침돼야 한다. 소관부처인 기획재정부는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지자체가 호응해줄지도 미지수다. 특히 종부세 부담 대비 부동산 교부금 비중이 높은 시·군·구에서는 자칫 교부금 규모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반대에 나설 수도 있다. 반대로 종부세 부담 비중이 큰 시·군·구에서는 공동과세 반대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 실제로 오 시장이 과거 재산세 공동과세를 추진했을 당시에도 자치구 세원을 시에 내놓게 된 강남 3구는 헌법소원까지 제기하며 강력 반발했다.


서울시는 지방세로 전환하되 100%를 나눠갖는다는 대원칙만 만든다면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남의 돈을 받아쓰는 것과 우리가 걷어서 우리가 정하는 건 다른 것 아닌가"라며 "종부세가 배분되는데 의미를 두는지, 재정자립에 의미를 두는지의 차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종부세를 지자체 권한으로 가져가면 시민이 유권자인 지자체장 입장에서는 함부로 세율을 올리지 못하는 등 사실상 제도가 사장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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