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경영 관여해도 지배적 영향력 없으면 당국 승인 대상 대주주 아냐"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회사 지분 9.6%를 확보해 경영에 일부 관여했어도, '지배적인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1일 대법원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모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새로운 투자자가 상당량의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기존 대주주가 지배적인 영향력을 계속 보유·행사하면서 투자자의 지배력 확보를 견제하는 상황이라면 '금융위 승인 대상 대주주'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최씨는 2013년 A 자산운용사의 주식 지분 9.6%을 확보한 후 이사 3명 중 1명과 감사 1명의 지명권을 받아 사외이사와 감사를 지명·선임하게 하고 회사 정관의 중요 내용을 바꿨지만, 금융위로부터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금융투자업자가 발행한 주식을 취득해 대주주가 되려면 미리 금융위의 승인을 받아야 했는데도, 최씨가 승인 없이 이 같은 업무집행을 지시한 것이라고 검찰은 판단했다.
1심은 "의사결정이나 업무 집행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주가 됐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최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최씨를 금융위 승인 대상 대주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반면 2심은 최씨의 혐의를 유죄로 보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최씨는 대주주가 되려는 의사로 회사가 발행한 주식을 취득한 것"이라며 "회사 이사와 감사를 자신의 의사대로 임명한 점과 회사 임직원으로부터 경영사항을 보고받은 점 등을 종합하면, 주요 의사결정이나 업무집행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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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법원은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오히려 기존 대표이사가 최씨와 대립하거나 최씨의 추가 투자 등을 통한 지배 근거 확보를 견제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씨가 주요 의사결정이나 업무집행에 관해 사실상 구속력 있는 결정·지시를 할 지배 근거를 갖추고 그에 따른 지배적인 영향력을 계속 행사했다고 볼 사정이 없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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