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전국 '첫' 자치경찰제 삐걱
[아시아경제(홍성) 정일웅 기자] 충남도의 자치경찰제 공식 출범이 무기한 연기됐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자치경찰위원회 구성을 마치고 호기롭게 출범식 일정을 알렸지만 충남 자치경찰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의 파출소 소란으로 출범식 자체가 미뤄지면서 도가 체면을 구긴 상황이다.
5일 도에 따르면 충남 자치경찰위원회는 애초 이날 열기로 했던 충남 자치경찰제 출범식을 무기한 연기했다. 출범식 연기는 초대 위원장으로 임명된 A(72) 씨가 최근 천안 동남구 청수파출소에서 소란을 피워 경찰조사를 받게 된 것을 염두에 두고 도와 위원회가 회의를 열어 최종 결정했다.
A씨는 지난 2일 청수파출소에서 근무하던 경찰관과 차치경찰제에 관한 의견을 나누던 중 목소리를 키웠고 이 과정에서 물이든 종이컵을 던지며 폭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파출소에 있던 경찰관들은 A씨에게 공무집행 방해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관련 사건을 상부에 보고했다.
특히 소란이 있던 날 A씨는 애초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다가 목소리를 키우는 과정에서 뒤늦게 충남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 신분을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씨는 자치경찰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파출소를 찾았고 이 과정에서 경찰관의 불친절한 태도에 화가나 목소리를 높인 것은 맞지만 물이 든 종이컵을 던지는 등의 행위는 없었다는 취지로 경찰 측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에 천안 동남경찰서는 청수파출소 내부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확보해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중이다. 또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관과 A씨를 상대로 경위를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개인의 일탈로 비춰질 수 있는 이 사건으로 도의 자치경찰위원회 출범이 미뤄졌다는 점이다.
앞서 도는 도청 별관 2층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2과 6팀에 35명(충남경찰청 파견 13명 포함)을 정원으로 위원회 사무국을 꾸려 지난달 31일부터 시범운영을 거친 후 이달 5일 위원회를 정식 출범시킬 계획이었다.
특히 도는 위원회 및 사무국 설치·운영의 기본이 되는 ‘충남 자치경찰사무와 자치경찰위원회 조직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 ‘충청남도 행정기구 및 정원 운영에 관한 조례’가 지난 3일 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전국에서 가장 먼저 제도적 정비를 마쳤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초대 위원장이 불미스런 사건에 휘말리면서 애초 내세웠던 전국 최초의 위원회 출범에 의미도 퇴색된 분위기다.
다만 도는 자치경찰위원회 운영을 지속적으로 가동하면서 오는 7월 1일 자치경찰제 전면 시행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또 A씨의 거취 등 내부 상황이 정리되는 수순에 맞춰 출범식 일정을 다시 잡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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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관계자는 “출범식 직전에 뜻하지 않은 논란이 생긴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현재 위원회 출범 일정은 아직 구체화 되지 않은 상태로 오는 7월 자치경찰제 전면 시행까지 우선 미비점을 보완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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