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한국의 반기업정서가 10여년째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부 기업의 일탈행위에서 비롯된 여론 악화와 이에 따른 정부·국회의 규제강화 고리가 반복된 결과다. 경제계에서 최근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며 반기업정서 개선에 나서고 있는 만큼 기업과 기업인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하는 규제 정책에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 94% "반기업정서 존재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의 반기업정서, 원인진단과 개선방안’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날 심포지엄은 안재욱 경희대 교수의 ‘반기업정서의 원인과 해법’ 발제에 이어 주제토론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총이 심포지엄을 연 것은 반기업정서 문제가 좀체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경총이 최근 기업 109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반기업정서가 존재한다’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93.6%에 달했다.


특히 과거에 비해 반기업정서의 체감수준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묻는 질문엔 42.2%가 '심화됐다', 34.3%가 '비슷하다'고 답해 응답 기업의 76.5%가 개선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대기업의 경우 심화됐다는 응답 비중이 71.4%로 300~999인 기업(21.0%). 300인 미만 기업(39.6%)을 압도했다.

10여년째 제자리걸음…악순환 반복

반기업정서는 지난 2003년 미국 컨설팅 기업 엑센츄어가 22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관련 조사에서 한국이 1위란 불명예를 얻으며 의제화 됐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역시 그해부터 매해 ‘기업호감지수(CFI)’를 조사·발표하는 등 동향을 모니터링 해 왔다. 기업호감지수 상으로도 반기업정서의 유의미한 개선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상의가 조사한 기업호감지수는 지난 2003년 상반기 첫 조사에서 38.2점을 기록한 이래 소폭의 등락에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2010년 상반기엔 54.0점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인 2014년 하반기엔 다시 44.7점으로 1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조사방법을 바꾼 2015년엔 60.7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이른바 전 정권의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한 후 47.6점으로 급락했다.


이처럼 진전이 없는 반기업정서의 원인은 ‘악순환’이 꼽힌다. 일부 기업의 일탈행위가 여론의 악화를 불러일으키며 입법부·행정부 차원의 규제 강화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일탈행위를 낳는 패턴이 지난 10여년간 반복되고 있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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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업들은 반기업정서가 일률적 규제강화로 이어지며 경영 부담으로 되돌아오자 ESG경영, 준법·투명경영 등을 강화하며 반기업 정서 해소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반기업 정서를 청산하고 기업이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기업들이 앞장서서 나서야 한다"면서 "국회나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 기조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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