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 돌풍 일으킨 유튜브 영상, 1400만 조회 돌파하며 음원차트까지 휩쓸어
전문가 "장대비에도 무대 성실하게 빛내자 '전우애' 느낀 신세대 군인들 호응한 것"

지난달 24일 올라온 브레이브걸스 '롤린' 영상. 29일 현재 영상 조회 수는 1400만 회를 넘어섰다. 사진=유튜브 채널 '비디터' 영상 캡처.

지난달 24일 올라온 브레이브걸스 '롤린' 영상. 29일 현재 영상 조회 수는 1400만 회를 넘어섰다. 사진=유튜브 채널 '비디터'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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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노래로 희망을 준 것도 기분 좋지만, 또 다른 의미로 희망을 줬다는 게 좋았죠."


그룹 브레이브걸스(민영·유정·은지·유나, 브걸)가 '역전의 아이콘'이자 '역주행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이들이 4년 전 발매한 곡 '롤린'(Rollin)은 음원차트를 그야말로 '역주행', 1위를 찍은 것은 물론 각종 음악방송에서 1위를 석권하는 등 뒤늦은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계속된 흥행 실패로 팀 해체까지 생각했다던 이들은 4년 만에 방송가 섭외 1순위로 급부상하며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오랜 기간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텨낸 이들은 현재 청년층의 열광적인 호응을 얻어 내며 이른바 '브걸 신드롬'을 만들어내고 있다.

'롤린'의 역주행은 지난달 24일 한 유튜버가 게시한 한 편의 영상에서 시작됐다. 유튜버 '비디터'는 브걸의 군부대 공연과 함께 재미있는 댓글을 일부 캡처해 영상에 담았다. 영상 속 장병들은 '롤린'에 맞춰 떼창을 하거나 춤을 추는 등 열광적으로 호응했다.


특히 "전쟁 때 이거 틀어주면 전쟁 이김", "군대 빌보드 1위", "저도 선임한테 인수인계 받았음" 등 예비역 군인들의 재치 넘치는 댓글도 영상이 인기를 끄는데 한몫했다.

해당 영상은 29일 오후 3시 기준 조회 수 1400만건을 넘기며 여전히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이 영상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유되면서 "선임병이 후임병에게 '롤린'을 인수인계하는 문화도 있었다"라는 후일담이 전해지기도 했다.


유튜브에서의 인기는 음원 차트로까지 이어졌다. 발매 당시 음원 차트 190위(2017년 3월7일 기준)에 그쳤던 이 노래는 4년 만에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휩쓸었고 마침내 음악 방송에서도 6관왕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롤린' 역주행은 브걸 멤버들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졌다. 2011년 4월8일 데뷔한 브걸은 당시 큰 인기를 얻지 못해 멤버 교체가 잦은 것은 물론 공백기도 길었다. 결국 당시 원년 멤버들은 모두 팀을 떠났고, 민영·유정·은지·유나 등 2기 체제 멤버들이 2016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캡처.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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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인 팀 변화가 있었음에도 이들은 활동 기간 큰 성과를 내지 못하며 침체기를 겪었다. 특히 '롤린' 역주행 직전 팀이 해체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멤버 유정은 취업 준비를 위해 한국사를 공부했고, 유나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다. 팀원 중 일부는 역주행 신드롬 직전 해체를 결심하며 숙소에서 짐을 빼기도 했다.


유정은 이와 관련해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나이가 조금만 어렸어도 버텨볼 만했을 텐데 나이가 차서 너무 막막하더라"라며 "정리하는 쪽으로 대표님에게 얘기하려 했던 그때가 역주행 영상이 올라오기 하루 전이었다"라고 전했다.


이들의 감동 스토리에 힘입어 지난해 발표한 '운전만해' 역시 각종 음원차트에서 역주행을 기록 중이다. 유정은 "'운전만 해' 활동 때 어떤 분이 '얘들아, 포기하지 마'라는 댓글을 남겨줬다. 그 한마디가 마음을 울리면서 '한 번은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했다"라며 "이후 댓글을 쓴 분이 다시 한번 댓글을 남겼다. 역주행을 한 저희를 보고 위로를 받았다고 하더라"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


전문가는 브걸의 역주행 비결로 군인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꼽았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브걸은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 아래 역주행이 시작됐다. 대중들은 음악 자체도 중요하게 생각하나 그에 못지않게 음악에 대한 호응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브걸의 경우 몇백 명에 불과한 군인들이 열광적인 리액션을 해 마치 몇천 명의 관객이 있는 것 같은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이런 요인들이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튜브 등 동영상 SNS가 모든 계층에서 주요 소비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것도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공중파 TV나 라디오 등에 기반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음원차트 1위로 올라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정덕현 평론가는 "강력한 SNS 파급력 또한 역주행에 영향을 끼쳤다"며 "과거에는 좋은 곡들이 인기를 끌지 않으면 '아쉽다'라는 생각만 하고 그렇다 할 행동이 없었다. 하지만 현재 SNS 등을 통해 좋은 노래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특히 잊혔던 노래가 대중들에 의해 발굴될 때, 오히려 더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2017년 육군 제39보병사단 경남 함안 공연 당시 비에 젖은 채 공연하는 브레이브걸스. 사진=유튜브 채널 'MBC경남 Music' 화면 캡처.

2017년 육군 제39보병사단 경남 함안 공연 당시 비에 젖은 채 공연하는 브레이브걸스. 사진=유튜브 채널 'MBC경남 Music'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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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기 힘든 중요한 포인트 한 가지는 브걸 멤버들의 성실함과 무대 매너다. 브걸은 왕복 12시간이 걸리는 백령도를 비롯해 산간오지 등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면서 신세대 군인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브걸 또한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로 '백령도 위문 공연'을 꼽으며 "백령도에서의 큰 환호성과 열기가 머릿속에 많이 남았다"고 회상했다. 당시 브걸을 보기 위해 몰려온 군인들로 흙먼지가 뿌옇게 날렸으나, 이들은 웃음을 잃지 않으며 최선을 다해 공연에 임했다.


또 이들은 비가 억수같이 내리던 2017년 육군 제39보병사단 경남 함안 공연 당시에도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저희 무대를 즐겁게 즐겨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되레 감사함을 표했다. 멤버들은 장대비로 의상과 머리가 홀딱 젖었음에도 준비해온 무대를 열심히 선보여 군인들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었다.


이들에 열광했던 군인들은 전역 후에도 당시의 감정을 곳곳에서 드러내고 있다. 유튜브 영상 댓글을 보면 "브걸은 전우애"라고 지칭하거나 "'밀보드'(밀리터리+빌보드) 차트 1위의 저력을 보여줬다", "절박함의 승리다. 아무도 가지 않으려 하는 백령도 공연을 브걸은 갔다. 그 노력이 역주행을 이끈 것"이라고 했다.


이런 현상을 두고 MZ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태어난 세대를 통칭하는 말)가 쉽고 편한 것만 추구하며 지극히 개인주의적이거나 이기주의적인 삶을 산다고 단정 짓는 것은 섣부른 예단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도 사회의 주역으로서 성실한 모습을 보이는 주체들에 대해서는 호감을 느끼고 이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하도록 응원함으로써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모토를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얘기다. 또 힘든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 이들은 대중에게 감동을 선사하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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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심리학자 롤프 메르쿨레는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갈 브걸 멤버들의 행보가 기대된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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