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지주회사 출범 후 농협그룹 덩치 키우기 급급
농협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 2027년까지 보험영업 가능
정부 평가 '경제사업' 점수 6년새 88점→72점 하락

[공룡조합에 휘둘리는 농협 下]농산물사업보다 보험영업…"협동조합이 주식회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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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농업협동조합중앙회는 지난 2012년 신용과 경제 분리 원칙에 따라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했다. 하지만 농산물, 농기구 등 자재 판매 등을 맡고 있는 경제지주의 성과는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지역농협의 방카슈랑스 영업을 연장하는 내용의 농협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하면서 조합원의 권익 보다는 금융사업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역조합에서는 "협동조합이 아니라 농협주식회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26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받은 '농협경제사업 성과평가' 자료에 따르면 농협의 경제사업 평가점수는 2019년 기준 100점 만점에 72.24점이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결정한 다음해인 2013년 88.34점보다 16.10점 낮아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협의 계획을 매년 평가하는 것으로, 해마다 사업 성장폭이 줄었다는 것이지 역성장을 한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경제지주는 산지조합의 농축산물 판매에도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정처와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특위)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2012년 '농협 경제사업활성화 추진계획'에 따라 4조9592억원을 투입해 지난해까지 산지조합 농축산물 출하물량의 51.1%를 중앙회가 직접 판매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 판매비중은 30.5%에 그쳤다. 목표대비 59.7% 수준이다. 지주사 사업구조개편 이후 2019년까지 경제사업 물량 증가율은 1.9%로, 개편 이전(2004~2011) 8년간 증가율인 8.5%의 5분의 1에 불과했다. 농특위는 "지주회사가 설립된지 7년이 됐으나 경제지주 실적은 당초 목표대비 60%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지주회사 출범 이후 조합원·조합 경제사업과 괴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보험 등 금융상품 판매에는 적극적이다. 국회는 최근 본회의에서 농협 보험계열사의 방카슈랑스 규제 유예를 5년 연장하는 내용의 농협법 개정안을 통과했다. 2027년까지 지역농협을 통한 보험 영업이 가능해진 것이다. 금융기반이 열악한 지역 상황을 감안해 조합을 금융창구로 활용하자는 취지이지만 상품판매에만 열을 올린다는 비판도 나온다. NH농협손해보험은 지난해 1~3분기 491억57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조합 관계자들은 농협이 금융사업을 하는 것을 비판하긴 어렵지만 대다수 지역 조합원 수익과 연결되는 경제사업이 미진한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임기응 지역협동조합노동조합 정책국장은 "경제지주, 금융지주 대주주는 농민 조합원이 아니라 농협중앙회인 게 현실"이라면서 "농민 조합원이 주식회사의 하청노동자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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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계에서는 조합원의 경제사업 활용률을 높일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사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사업활성화 계획을 수립할 때 조합·조합원 의견을 수렴하고 평가결과를 공개하거나 경제지주(자회사) 경영평가에 조합과 조합원 편익증대 부분을 포함해야 한다는 식이다. 농특위는 "지주회사, 자회사 전반에 대한 종합점검과 평가를 통해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농식품부는 이와 관련해 "농협을 중심으로 '농협경제사업활성화 추진계획'을 내부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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