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 폭등에 부동산 민심 '부글부글'…세종 71%↑
일각에서는 "집값 상승한 만큼 세금 내는 것 당연하다" 의견도
전문가 "국민들 좌절감·박탈감 느낄 수 있어" 우려

서울 시내 아파트와 건물들의 모습.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시내 아파트와 건물들의 모습.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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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 직장인 김모(36)씨는 최근 공시가격 폭등으로 인한 세 부담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집값을 누가 올려달라고 했나. 정책 실패로 집값을 들쑤시더니 공시가격도 터무니없게 올려놨다"며 "집값 올라서 세금 더 내야 하면, 집값 내려가면 정부가 세금 돌려주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내 월급 빼고 다 오르는 것 같다. 집값 올라서 어디 이사도 못 가는데 참 허탈하다"고 토로했다.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20% 가까이 급등하면서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폭탄'에 대한 시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공시가격 6억원 이하 보유자들의 세금부담이 늘어나진 않지만, 9억원 고가 공동주택 보유자들과 다주택자들은 재산세 등 세금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자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 급등세를 잡지 못한 정부가 세금 부담만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공시가격이 급증하면 국민들의 좌절감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토교통부가 15일 내놓은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올해 전국 평균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19.08%로 집계됐다. 이는 2007년(22.7%)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으로, 작년 상승률(5.98%)의 3배 이상이다.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세종시는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평균 상승률이 70.68%를 기록했다. 이어 경기(23.96%)·대전(20.57%)·서울(19.91%)·부산(19.67%)·울산(18.68%) 등 10개 시·도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공시가격안은 16일부터 집주인들의 의견 청취 절차를 거쳐 다음 달 29일 최종 확정된다.


공시가격은 보유세와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산정 등 60개 분야의 세금을 매기는 기준이다.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면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부과되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의 세금 부담도 가중된다.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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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선 공시가격 급등에 반발하는 시민들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집값 상승에 비해 공시가격 상승폭이 너무 크다고 지적하며 힘들게 집을 얻어도 소용없다고 토로했다.


세종시에 거주한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부동산 커뮤니티를 통해 "집값을 안정화한다면서 공시가격을 이렇게 많이 올리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다른 지역의 공시가 상승률은 10~20%인데 우리 지역만 70%라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올해도 세금 내려면 허리띠 졸라매야 할 것 같다. 콩알만 한 집 하나에 쭉 살았을 뿐인데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세금 내려고 돈 버는 기분"이라고 했다.


특히 공시가 인상은 세금 낼 여력이 부족한 은퇴자에게 더욱 크게 다가온다. 이들은 보유세 등에 대한 부담을 토로하며 평생 동안 피땀 흘려 모은 돈으로 집 한 채 마련했는데 이 같은 처사는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직장 은퇴 후 서울에 있는 본인 소유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는 한 누리꾼은 "고정 소득이 없는데 세금이 오른다고 하니 걱정이다. 또 너무 빠르게 공시가격이 오르다 보니 더욱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다만 일각에서는 집값이 상승한 만큼 세금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저도 세종 시민이지만 집값이 2배 이상 올랐는데 공시지가도 거기에 비례해서 올려야 되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며 "세금 많이 내고 싶은 사람은 없겠지만, 오른 주택에 비례해 세금을 과세하겠다는 건데 조세 저항을 왜 갖는 건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LH 사태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보유세 부담까지 증가하면 국민들의 좌절감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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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LH가 현재 비리와 부패의 온상이 된 와중에 공시가격 상승률까지 높아졌다. 국민들의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소득이 없는 은퇴자들의 경우 반발이 더 심할 것"이라며 "국민들이 좌절감과 상실감을 넘어 부동산 정책 등에 대한 분노를 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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