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투기 의혹, 일주일 지나서 압수수색…시민들 "뒷북 수사" 분통
민변 의혹 제기 후, 압수수색까지 1주일 걸려
토지 구입에 내부정보 활용했는지 수사 초점
시민들 "보여주기식 수사" 분통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경찰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예정지 투기 의혹과 관련 9일 경남 진주의 LH 본사와 투기 의혹을 받는 임직원들의 자택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그러나 의혹이 제기된 지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야 강제 수사가 이뤄지면서 '뒷북 수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LH 본사와 과천의왕사업본부·광명시흥사업본부 및 피의자 13명의 주거지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피의자 13명에 대해선 출국금지 조치도 내려졌다. 수사관은 모두 67명이 투입됐다.
과천의왕사업본부는 투기 의혹이 제기된 직원 중 3명이 근무한 곳이며, 광명시흥사업본부는 이번에 문제가 된 광명·시흥 3기 신도시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조직이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3기 신도시 개발 예정지 선정 과정 문서 및 보상 관련 서류 등과 피의자 개인 휴대전화, 업무용 컴퓨터, 부동산 거래내역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특히 LH 직원들이 신도시 예정지역 토지를 구입하는 데 내부 정보를 활용했는지를 규명할 자료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9일 오후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앞. 경찰은 이날 신도시 토지 투기 의혹을 받는 LH 본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그러나 시민들 사이에선 이번 경찰 수사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투기 의혹이 불어진 지 이미 일주일이나 지난 시점에서 이뤄진 뒷북 수사라는 비판이다. 늦어진 압수수색으로 인해 일각에선 증거인멸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대 직장인 A씨는 "지난 2일에 투기 의혹이 불거졌는데 일주일이 지난 지금에서야 수사를 들어가서 어떤 증거를 찾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라며 "수사를 하겠다고 광고하고 증거 인멸할 일주일의 시간을 준 꼴"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 모(31) 씨는 "이번 수사 또한 증거 부족으로 흐지부지될 것 같다"면서 "형식적, 보여주기식 수사로 무엇을 밝혀낼 수 있겠나. 이제는 더이상 기대도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한편, 지난 2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LH 직원 10여명이 광명·시흥지구 3기 신도시 지정 발표 전 일대 토지를 100억원에 미리 사들이는 등 투기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참여연대·민변은 토지대장 분석을 통해 지난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LH 직원 14명과 이들의 배우자·가족이 모두 10개의 필지 2만3028㎡(약 7000평)를 100억원가량에 매입한 정황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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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의혹 논란이 확산하자,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국수본 수사국장을 수사단장으로 수사국 반부패수사과·중대범죄수사과·범죄정보과를 비롯해 '3기 신도시 예정지'를 관할하는 경기남부청·경기북부청·인천청 등 3개 시도경찰청으로 편성된 특별수사단을 구성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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