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가치 하락→韓대외신인도 하락→외국인 투자 자금 유출 부작용 우려
"미국·유럽·중국, 법으로 국고채 직매입 금지"

이주열 반대한 국고채 직매입…美·EU선 법으로 아예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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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재정악화를 막기 위해 한국은행에 국고채 직접 매입을 주문하고 나서면서 향후 본격적 압박을 예고했다. 앞서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자영업 손실보상제 재원마련에 정부가 매월 24조원의 국채를 발행하고 한은이 이를 직매입하도록 해야 한다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극복을 위한 손실보상 및 상생 특별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한은은 채권유통시장과의 괴리, 대외신인도 하락 등 국가신용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결사 반대하고 나섰다. 특히 해외 사례를 적극 전파하며 주요국에서는 법으로 직매입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은이 국채 직매입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유통시장을 거치지 않아 수요공급 흐름을 파악할 수 없다는 데 있다. 현재는 유통시장에 나온 국채 가운데 한은이 일부 매입해 수요공급을 조절하는데 직접 매입할 경우 유통시장에서 시장 상황에 따라 적정 금액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가격이든 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사줘야 한다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부채의 화폐화’가 발생하게 된다. 부채의 화폐화는 나랏빚이 국가의 재원이 되는 것으로, 통화정책의 극단에 해당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전날인 23일 국회에 출석해 "정부 부채의 화폐화 논란을 일으켜 재정건전성 우려와 중앙은행 신뢰 훼손, 대외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국회에서 직매입을 강하게 요구하는 것은 현행법상 직매입 금지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한은법에 따르면 한은은 정부에 대해 당좌대출 또는 그 밖의 형식의 여신을 할 수 있으며 정부로부터 국채를 직접 인수할 수 있도록 명시돼있다. 다만 한은은 1995년 이후 한 번도 직매입을 시행한 적이 없다.

◆美·EU도 ‘국고채 직매입’ 법으로 금지= 한은은 법으로 직매입 금지를 못박은 해외사례를 제시한다. 이 총재 역시 "주요국에서는 중앙은행의 국채 직매입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은 연준법에 따라 미 합중국의 국채 또는 미 합중국이 원리금을 전액 보증한 중·장기 채권, 그 밖의 채무증서는 그 만기에 관계없이 오직 공개시장에서만 매매할 수 있다. 유럽은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럽연합(EU) 회원국 중앙은행의 국채 인수 및 대정부 대출을 금지하고 있다. 심지어 개도국인 중국도 정부 재정에 대해 대출을 할 수 없으며 국채와 그 밖에 정부 채권에 직접 응모하거나 이를 인수할 수 없도록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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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신인도 하락… 관련법 보완 검토= 전문가들은 여당의 압박을 비판한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앞으로 갚아야 할 부채를 유동성으로 만들어 버린 격"이라며 "발행시장을 통해 직매입을 하면 민간 수요가 얼마나 있는지 등을 판단하기 어렵고, 시장 통제 기능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관련 법 보완을 고려 중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국고채 직매입은 대외신인도 하락 등 부작용이 명백하기 때문에 손실보상제 등을 이유로 동원돼서는 절대 안 된다"며 "법 조항 보완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종 =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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