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 확률 공개가 영업비밀?…모순에 빠진 게임업계[부애리의 게임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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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주요 매출원인 '확률형 아이템(뽑기)'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엔씨소프트 '리니지'의 집행검, 넥슨 '바람의 나라:연'의 환수뽑기, 넷마블의 '몬스터 길들이기' 등 확률형 아이템은 끊임없이 사행성 논란에 시달려왔다. 최근 정부·여당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칼을 빼들자 게임업계가 반발하면서 양측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2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24일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한다.

개정안 제 59조에 따르면 게임제작사업자 또는 게임배급업자가 게임을 유통시키거나 이용자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해당 게임에 등급, 게임 내용정보,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종류별 공급 확률정보 등을 표시하도록 했다. 이를 어길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법 개정 움직임에 게임업계는 이례적으로 수위가 높은 입장을 내놓으며 반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게임업계가 개정안을 반대하려다 스스로 논리적 모순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게임업계의 입장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를 통해 확률 공개 의무를 잘 지키고 있다'는 것과 '확률 공개는 정부가 영업비밀을 공개하라는 격'이라는 주장이다.

넥슨, 엔씨, 넷마블 등이 소속된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지난 15일 개정안에 대한 검토의견에서 "게임에는 수백 개 이상의 아이템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들 아이템들은 밸런스가 맞아야 하는데, 고사양 아이템을 일정 비율 미만으로 제한하는 등의 밸런스는 대표적 영업비밀"이라면서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종류별 공급 확률 정보를 모두 공개해 '영업비밀'이라는 재산권을 제한하므로 입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게임업계의 주장대로라면 그간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확률을 스스로 공개해왔던 셈이다. 게임업계는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를 통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종류와 확률을 규제하고 있다. GSOK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지 않은 게임물을 매달 선정해 발표해왔다. 이 때문에 3N(넥슨·엔씨·넷마블) 등 국내 대표 게임사들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확률을 공개하고 있다.


'변동 확률'을 언급했다가 논란이 일자 해당 내용을 수정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협회는 최초 검토의견에서 "게임마다 확률형 아이템을 운영하는 방식이 천차만별일 뿐만 아니라 '변동 확률'의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이용자의 게임 진행 상황에 따라 항상 변동되므로 개발자들도 그 확률의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면서 "게임사업자로서는 애당초 특정한 확률형 아이템의 정확한 공급 확률의 산정조차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고 적어 놓으면서 이용자들의 공분을 샀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만든 사람도 모르는 확률이라면 게임사들이 그동안 공개했던 확률도 믿을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셌다. 이후 협회는 해당 문장을 모두 삭제하고, '일부 해외 게임들이 변동 확률의 구조를 가진 경우가 있다'는 내용으로 수정했다. 하지만 수정된 내용도 협회가 해외 게임사의 처지를 걱정해주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렸다.


또 게임업계의 주장대로 그간 '확률 공개 의무'를 잘 준수했다면, 법적으로 규정한다고 해도 사업에 영향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도 게임업계의 태도를 지적했다. 한국게임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게임사들이 그동안 확률을 성실하게 공개했다면 법적 처벌을 받지 않는다"며 "논란이 더 커지기 전에 게임사들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문제를 (정부 등을 통해) 대외적으로 확인 받을 필요가 있다. 그 부분을 해소해야 게임업계의 건전한 생태계와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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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을 발의한 이 의원 역시 "이미 자율규제로 공개하고 있는 아이템 획득 확률을 법에 명문화하는 것일 뿐이며 확률 공개는 이용자들이 원하는 최소한의 알 권리"라면서 "협회의 주장대로 자율규제 준수율이 8~90%에 달하면 개정안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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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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