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北원전 내용 없다" 野 "결자해지 해야" 정치권 격랑
李 "자료엔 원전의 원 자도 없어
선거 때문에라고 생각할 수 밖에"
이낙연 "비현실적, 저급한 정치"
김은혜 "문건 진행 실체 알려야"
나경원도 인터뷰서 "공개해야"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이현주 기자, 전진영 기자] 문재인 정부가 2018년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때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 했다’는 야당 발 의혹 제기에 대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직접 자료를 검토했으나 그런 내용이 전혀 없다"는 취지로 공식 반박했다.
이 장관은 1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해당 내용이 들어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한반도 신경제 구상과 관련한 40여 쪽 분량 (자료) 속에서 저희들이 긴급하게 검토해봤지만 원전의 ‘원’자도 없었다"며 "관련 논의를 하는 총괄 부서로서 통일부 차원에서 어떤 경우에도 북한에 원전을 지어 준다, 이런 것과 관련한 논의를 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장관이 아니라 정치인 입장에서 놓고 보면 (야당이) ‘선거 때문에 저러나?’ 이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며 "실제로 선거가 있을 때 마다 북풍이라든가 좌파, 좌익, 이런 표현들을 종종 쓰면서 공세를 야당 쪽에서 강화했었다"고 일축했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당이 휘발성 있는 논란거리를 던지자, 여권 인사들은 일제히 전장(戰場)에 등판해 보호막 치기에 나섰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원전이 극비리에 건설될 수 있다는 야당의 발상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며 "선거만 닥치면 색깔론을 들고 나오는 낡고 저급한 정치"라고 꼬집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유엔 대북제재와 충돌하는 데다 미국의 동의 없이 한국 기술과 장비로 북한에 원전을 짓는 것은 한미원자력 협정 위반사항"이라며 "황당무계한 주장을 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망국적인 매카시즘"이라고 했다.
문재인 청와대 출신 윤영찬 의원도 적극 해명에 나섰다. 윤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김정은 북한 총비서에게 문 대통령이) USB(이동식저장장치)를 건넨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그 안에 원전이라는 부분은 없었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내부 문건에 원전 관련 내용이 있다는 것에 대해선 "당시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직후고 6월 싱가포르 북·미회담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북핵 포기를 전제로 경제협력이 활발해질거라 예측했을 것"이라며 "에너지 협력 차원의 검토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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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대응’을 공언한 청와대의 강력 반발에 이어 여권 인사들이 역공에 나서고 있지만, 야당 쪽에선 ‘이번 기회에 판세를 뒤집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묻어나고 있다. 우선 해당 문건을 공개해 의혹을 해소하자고 몰아붙였다. 남북 정상 간 오간 문건의 성격상 공개하기 어려운 지점을 파고드는 전략으로 보인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더 깊은 혼란 전에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원전 지시 경위를 비롯한 ‘미스테리 문건’ 진행의 실체를 알려 결자해지 해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 공개하면 어떠냐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탈원전 반대 시민단체와 함께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문재인 정부가 북한 원전 지원을 계획한 문서가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나면서 현 정권의 원전 관련 이중행태를 지적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실체 규명과는 별개로 여야는 이번 논란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북한 퍼주기’ 프레임과 ‘북풍 공작 정치’라는 대치점 사이에서 여론 움직임에 따라 공방은 가열되거나 소멸될 것이지만, 명확한 판세가 드러나기 전까진 정치권 내부 잡음이 거세게 표출될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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