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고가·저가' 가격격차 갈수록 심화
서울→수도권→지방 매수세 이동하면서
지방 고가주택 중심으로 매매가격 상승

지방·서민, 서울發 투기바람에 주거부담↑
전문가 "정책방향, 사회안정 도움 안돼"

지방 고가주택 매맷값 '하이킥'…주거양극화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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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부동산 규제지역 지정에 따른 풍선효과가 지방 주택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30대 '패닉바잉(공황 매수)'으로 중저가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집값 상향평준화가 이뤄지고 있는 반면, 지방은 고가주택 중심으로 매매가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잇따른 부동산 대책 부작용으로 서울과 지방, 지방 내 서민과 자산가 사이의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주택 계층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 통계에 따르면 전국 주택의 5분위 배율은 지난달 8.5를 기록해 2009년 10월(8.5) 이후 약 11년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5분위 배율은 주택가격 상위 20% 평균을 하위 20% 평균으로 나눈 값으로, 숫자가 클수록 고가주택과 저가주택의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의미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5월 전국 주택의 5분위 배율은 5.1이었고 올해 1월엔 7.1을 기록했다. 그동안 완만한 오름세를 보였던 주거 양극화가 올해 크게 오른 셈이다.

이같은 고가ㆍ저가주택간 가격 격차는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지방에서만 뚜렷하게 나타난다. 서울의 주택 5분위 배율은 2017년 5월 4.6에서 올해 1월 5.5까지 높아졌다가 지난달 4.8로 다시 낮아지는 추세다. 이는 종합부동산세 강화와 대출제한 등의 규제로 비싼 집에 대한 매수세가 주춤한 사이 중저가 주택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지금 아니면 내집 마련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진 30대 이하 젊은층이 '영끌'을 불사하며 서울 외곽 중저가 아파트 매수에 나선 것이 요인이다.


이에 반해 경기도는 5분위 배율이 지난 1월 4.1에서 지난달 4.7로 껑충 뛰었다. 서울의 전세ㆍ매매가격이 올해 크게 오르자 서울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고 주거환경도 좋은 경기도 고가주택으로 매수세가 쏠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 과천, 성남 분당, 수원, 하남 등의 아파트값은 연초부터 많이 올랐고, 지난 5월 조정대상지역이 확대된 이후에는 김포와 파주 등으로 풍선효과가 심해졌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의 경우 충분히 투자가 돼 있고 대출규제도 있어 운신하기가 쉽지 않다"며 "최근 지방에 투자가 집중되면서 대구나 부산, 울산, 창원 중심지의 중대형, 신축, 고급주택 등 경쟁력 있는 부동산으로 매수세가 넘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울산은 5분위 배율이 지난 1월 4.8에서 지난달 5.6으로, 부산은 같은 기간 4.8에서 5.9로 각각 올랐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 통계에서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의 5분위 배율을 살펴보면 서울 아파트는 지난 1월 6.1에서 지난달 5.9로 낮아진 반면, 전국적으로는 10.9에서 11.9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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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서울의 집값이 전체적으로 높아지고, 지방에선 주택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서민들의 주거불안정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연구위원은 "지방은 단기간에 주거비용이 급등한 측면이 있어 저소득층 입장에선 열심히 살고 있었음에도 서울에서 시작된 바람 때문에 주거부담이 커졌다는 불만이 있을 수 있다"며 "이는 부동산 시장은 물론 사회 안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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