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페북에 "법관의 주저와 우려 아쉬워, 성직자 시국선언 부당한 힘에 대한 저항"
"정치에 대한 관심관여는 누구나의 의무"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전국법관대표회가 '판사 사찰' 의혹 문건을 안건으로 상정하고도 법관들의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추 장관은 또 전날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천주교 사제·수도자 3천인 시국선언'에 나선 것에 대해 "부당한 힘에 대한 저항이며 종교인의 엄숙한 공동선에 대한 동참"이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이틀 앞두고 이날 윤 총장 측은 판사들의 정보를 담은 일본 책자를 공개하며 '판사 사찰' 의혹 문건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전날 판사들이 별도의 입장 표명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중립적 입장을 견지함에 따라 추 장관과 윤 총장 양측 모두 여론몰이에 나서는 모양새다.
추 장관은 이날 오후 1시께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정치는 편가르기가 아니다"며 "오히려 편가르기를 시정하고 치유하는 과정이며, 포용을 통해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을 이끄는 것이 목표다. 민주주의가 지켜야 할 가치인 ‘인권, 정의, 공정, 평등’에 이바지하는 공동선이다"고 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치는 우선 편을 가르고 본다"며 "지역으로, 계층으로, 학벌로, 성별로, 연령으로 ‘나누는 것’, 그것을 정치로 착각하고 너무 당연하게 여긴다. 이것이야말로 정치의 의미를 무용하게 만드는 위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어제 법관들은 전국 법관회의에서 ‘판사 개인 정보 불법 수집 사찰’에 대한 의제를 채택했다. 그러나 법관들은 정치중립을 이유로 의견 표명을 삼갔다"며 "물론 법의 수호자인 법관에게 어느 편이 되어달라는 기대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지만, 그들의 주저와 우려에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판사 개인 정보 불법 수집 사찰’ 의제는 판사 개개인의 생각과 느낌을 묻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며 "재판의 목표이자 기준인 민주주의적 가치, 인권과 공정이 위협받고 있고, 대검의 판사 개개인에 대한 불법 정보 수집으로 헌법의 가치를 수호하고 법률과 양심에 따라 판단해야 할 법관을 여론몰이 할 때 사법정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사회적 위기에 대한 사법부의 입장을 묻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법관의 침묵을 모두 그들만의 잘못이라 할 수 없다"며 "앞서 말했듯, 정치를 편가르기나 세력 다툼쯤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어느 편에 서지 않겠다는 경계심과 주저함이 생기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당연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추 장관은 전날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시국선언에 나선 것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과 인권침해를 방관할 수 없다는 관심과 관여에서 비롯된 저항'으로 풀이했다.
그는 "같은 날, 천주교 성직자들 4천여 분이 시국선언을 했다"며 "정치와 종교의 분리라는 헌법원칙을 깨고 정치 중립을 어기려고 그런 것일 걸까? 어느 세력의 편이 되려고 한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오히려 기도소를 벗어나 바깥세상으로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던 것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과도한 검찰권의 행사와 남용으로 인권침해가 이루어지고, 편파수사와 기소로 정의와 공정이 무너지는 작금의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표출한 것"이라며 "그냥 방치된다면 주님의 본성인 인간성을 파괴하기에 더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지극한 관심과 관여이고 부당한 힘에 대한 저항이라고 이해된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종교인마저도 딛고 있는 이 땅에, 정의와 공의로움 없이 종교가 지향하는 사랑과 자비 또한 공허하다는 종교인의 엄숙한 공동선에 대한 동참인 것이지 어느 쪽의 정치 세력에 편드는 것이 아닐 것"이라며 "세속을 떠난 종교인은 세속의 혼돈을 우려하고 꾸짖었으나 세속의 우리는 편을 나누어 세력화에 골몰한다면 정의의 길은 아직 한참 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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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그는 "정치중립은 정치 무관심과 구분되어야 한다"며 "인간이 사회 구성원으로 존재하는 한 정치에 대한 관심과 관여는 누구나의 의무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사회가 어디로 가는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알고, 관여할 의무가 누구에게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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