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尹 징계 앞두고 법무차관 서둘러 임명
이용구 신임 차관 '2주택자', '월성 원전 변호' 논란 불가피
野 "얼마나 급했으면…" 비아냥도
文 국정지지도 30%대 하락…출범 이후 처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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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강주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사의를 표명한 고기영 전 법무부 차관 후임으로 친여성향의 이용구(사법연수원 23기·56) 전 법무부 법무실장을 신속 임명한 가운데, 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추-윤 갈등'에 있어서 그간 침묵 행보를 보여온 문 대통령이 사실상 추 장관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다.


이 신임 차관은 4일 예정된 윤 총장의 징계를 논의할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게 된다. 청와대는 다만 '절차적 중립성 보장' 차원으로 이 차관이 징계위원장 직무대리까지 맡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법원과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가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린 상황인 데다, 이 차관의 '정치 편향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 등은 논란으로 남아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일 문 대통령이 신임 법무부 차관으로 이용구 전 법무부 법무실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고 전 차관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 개최에 반발해 사표를 낸 지 이틀 만에 이뤄진 인사다. 이 차관 임기는 오늘(3일)부터 시작한다.

이 차관은 진보성향 법조인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지난 2017년 8월 비검찰 출신으로는 최초로 법무부 법무실장에 임명되어 2년8개월간 근무했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단장을 맡았을 정도로 추 장관의 측근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이 서둘러 후임 인선에 나선 이유는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 검토를 강행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차관은 바로 다음 날인 4일 윤 총장의 징계를 논의할 징계위 위원으로 참여하게 된다.


청와대는 다만 중립성 논란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징계위위원장은 차관이 아닌 민간위원이 맡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징계위원장직은 원칙적으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맡게 돼 있으나, 추 장관이 징계 청구권자로 참여할 수 없게 되면서 새 법무차관이 그 직을 대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좌)과 윤석열 검찰총장(우)./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좌)과 윤석열 검찰총장(우)./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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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같은 조치에도 징계위의 절차적 타당성·중립성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미 법원, 법무부 감찰위가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사유가 위법하다고 결론 내린 상황에서 징계 절차를 강행하는 것은 현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무력화하겠단 의도가 명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한, 이 차관은 법무부 차관직에 내정되기 직전까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으로 고발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 장관의 변호를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윤 총장이 복귀 하루 만인 2일 월성 1호기 관련 문건 444개를 삭제한 산자부 공무원 3명의 구속영장 청구를 승인하는 등 관련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수사 핵심 피의자의 변호인을 총장 징계를 좌우할 차관으로 임명하는 것은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차관이 다주택자로 밝혀진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 차관은 지난해 3월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본인 소유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파트와 배우자 소유의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 등을 보유하고 있는 다주택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차관은 이번 차관직에 내정되면서 2일 도곡동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현 정부가 고위공직자 인선 시 다주택자를 배제하겠다고 강조해온 만큼, 인사 원칙을 위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일각에서는 윤 총장의 징계를 강행하기 위해 정확한 검증 절차 없이 급하게 인사를 내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징계위 빈자리도 초고속 채우기"라며 "2주택자인지 아닌지 가릴 겨를도 없이 의중 읽고 알아서 척척 해줄 코드 인사가 더 급했나. 문 대통령은 인사권 발동으로 (추-윤 갈등에) 침묵 깨고 참전했다"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3일 "강남아파트 2채도 처리 못 하고 이해충돌 문제도 무시하는 걸 보니 워낙 급했나 보다"라고 비꼬았다.


'추-윤 갈등' 관련 정부의 대처에 대해 여론 또한 긍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5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전주보다 6.4%포인트 하락한 37.4%로 집계됐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40% 밑으로 떨어진 것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31.2%, 민주당 28.9%로 지난 8월2주 이후 근 4개월 만에 지지율이 역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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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미터는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직무 정지 조치에 대해 진보성향 단체까지 과도하다고 비판하는 등 진보 진영 내에서 분화가 생기면서 지지율 이탈이 이뤄졌을 것으로 봤다. 또 '추-윤 갈등'이 지속하는 데 대한 국민의 피로감이 반영된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강주희 인턴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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