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 3년만에 국내 공연…3일 달오름극장 개막
그리스·스파르타 연합군과의 전쟁서 패한 트로이 여인들의 비극 그려
10일까지 7회 공연…12일 특별기획공연 '트로이의 여인들 : 콘서트'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이 대표 레퍼토리 '트로이의 여인들'을 오는 3~10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국립창극단이 해외 진출을 목표로 기획한 작품으로 2016년 국립극장에서 초연했다. 이후 싱가포르예술축제(2017), 런던국제연극제·홀란드 페스티벌·빈 페스티벌(2018) 등 해외 유수의 무대에 오르며 해외 관객과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올해 프랑스 파리 샤틀레 극장 기획 공연, 미국 뉴욕 브루클린음악원(BAM) '넥스트 웨이브 페스티벌' 개막 공연이 예정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모두 취소됐다. 국내 공연은 2017년 11월 공연 이후 3년 만이다.
'트로이의 여인들'은 고대 그리스의 극작가 에우리피데스가 기원전 415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발표한 '트로이 전쟁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연극 '화전가', '1945' 등을 쓴 배삼식 작가가 에우리피데스의 원작과 장 폴 사르트르가 각색한 동명 작품(1965) 등을 기반으로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을 위한 극본을 새롭게 썼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그리스·스파르타 연합군과의 전쟁에서 패망하면서 한 순간에 노예로 전락한 트로이 여인들의 비극적 운명을 담고 있다. 배삼식 작가는 전쟁의 야만성과 비극에 대한 원작의 통찰을 살리되, 극한의 상황에서 말할 기회조차 없었던 평범한 사람들, 전쟁의 비극 속 소외됐던 여인들에게 시선을 돌린다.
트로이는 그리스·스파르타 연합군과의 10년 전쟁에서 졌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트로이의 왕비인 헤큐바를 비롯해 트로이의 모든 여인들이 승전국 그리스로 노예로 끌려가기 전 몇 시간 동안의 이야기를 그린다. 헤큐바는 남편과 아들들을 전쟁 중에 모두 잃었다. 딸 카산드라 공주는 그리스의 왕 아가멤논에게, 며느리 안드로마케는 그리스 장군에게 노예로 팔려갈 것이라는 소식을 듣는다.
트로이 여인들에게 닥친 운명을 노래하는 헤큐바 역은 김금미가 맡는다. 피 끓는 모정의 안드로마케는 김지숙, 강렬한 분노와 치명적 매력을 보여주는 카산드라는 이소연, 매혹적인 절세가인 헬레네는 김준수가 맡는다. 정미정·허애선·나윤영·서정금·김미진·이연주·민은경·조유아는 코러스를 맡아 주변부로 밀려난 보통 사람들의 애끓는 심정을 노래한다. 코러스 여덞 명은 등퇴장 없이 공연 내내 무대를 지킨다.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 역은 최호성, 스파르타·아테네 연합군의 전령 탈튀비오스 역은 이광복이 맡는다. 극의 시작과 끝에 등장하는 잠들지 못하는 혼령, 고혼(孤魂 또는 高魂)은 유태평양이 연기한다. 고혼은 전쟁과 인간의 우매함을 꾸짖고 상처받은 여인들의 고통을 위로한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주요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하나의 악기와 짝을 이뤄 서사를 이끌어가는 형식적 독특함도 보여준다. 헤큐바의 장엄한 목소리는 거문고, 아들 아스티아낙스를 빼앗기는 안드로마케는 아쟁, 복수심에 불타오르는 트로이 공주 카산드라는 대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자 트로이 파멸의 씨앗인 헬레네는 피아노와 짝을 이룬다.
무대는 창극의 바탕이자 핵심인 '소리'의 순수한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 간결하면서도 강렬하게 꾸며진다. 조명 디자이너 스콧 질린스키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디자이너들이 무대와 영상의 디자인을 맡았고, 동양적 미를 현대적으로 해석해온 브랜드 무홍(MOOHONG)의 디자이너 김무홍이 의상을 맡아 미니멀리즘 미학에 완성도를 더했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의 연출은 싱가포르 출신 세계적 연출가 옹켕센이 맡았다. 판소리 본연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다고 평가받는 음악은 우리 전통음악계를 대표하는 대명창 안숙선이 작창하고 영화 '기생충'의 음악감독 정재일이 작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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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은 전막 공연 일정을 마친 뒤 12일 특별기획공연 '트로이의 여인들 : 콘서트'를 선보인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의 주요 곡들을 엄선해 콘서트 형식으로 선보이는 특별한 무대다. 여신동이 콘서트의 연출과 무대를 맡고, 음악감독 정재일이 국립창극단 배우, 연주자들과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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