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 중국發 미세먼지, 110일만에 서울 뒤덮었다

수도권·충청지역 '나쁨' 수준
간절기 일교차로 대기 정체

수도권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하고 있는 2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서 바라본 도심이 미세먼지에 싸여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110일 만에 서울에 미세먼지가 돌아왔다. 대기가 정체돼 있는 데다 중국 발 유입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20일 오전부터 수도권과 충청지역을 중심으로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 기준으로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으로 올라간 건 지난 7월2일 이후 110일 만이다. 오전 9시 기준 경기 시흥은 초미세먼지(PM2.5) 94㎍/㎥, 광명 81㎍/㎥ 등으로 '매우 나쁨' 상태를 보이는 곳도 있다.

한국환경공단은 "중서부지역과 일부 호남권은 전일 잔류한 미세먼지에다 국내 발생 미세먼지, 국외 미세먼지까지 추가로 유입되면서 농도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을철 미세먼지는 찬 날씨와 관련 있다. 10월 말 무렵이면 북서기류를 타고 찬 바람이 중국에서 한국 쪽으로 부는데, 이때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미세먼지가 유입되는 것이다. 공단 측은 "이번 미세먼지 역시 중국 산둥과 발해만 인근 먼지가 서풍을 타고 유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미세먼지(PM-2.5) 대기질 농도 전망 (제공=에어코리아 홈페이지)

간절기의 큰 일교차도 미세먼지 농도를 높인다. 일교차가 큰 날씨에는 높은 곳의 기온은 떨어지지 않고 바닥 쪽 기온만 급격하게 내려가기 때문에 대기 순환이 어려워진다. 일교차가 큰 날 안개가 자주 끼는 이유도 같다. 일반적으로 미세먼지는 겨울철과 그다음 해로 이어지는 봄까지 농도가 '나쁨'을 보이는 날이 많다. 그러나 이번 겨울철은 예년과 달리 변수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제활동 감소, 정책 효과, 이례적으로 길었던 장마 등이다. 올봄에도 이러한 요인들로 예년과 달리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한 일수가 적었다. 이대균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 과장은 "여러 상황들을 종합해 볼 때 아직까지 겨울철 미세먼지 농도를 전망하기는 어려운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