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재정정보원, 위법 알고도 '460조원대 세출예산 재배정' 대신 처리
올해 2·3분기 위법 알고도 세출예산 재배정 대리 처리
김 의원 "시행령 개정 등 법적 근거 마련해야"
김재훈 재정정보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 굳게 입을 다문 체 의원들 질의를 듣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한국재정정보원이 위법사실을 인지하고도 각 주무부처가 해야 할 세출예산 재배정 업무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세출예산 재배정 대리 처리는 법적 근거가 없는 데다 예산의 집행 계획이 틀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재정정보원은 재정 통계의 생산 및 연구 활동을 하고 그 밖에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으로부터 위탁받은 사업을 수행한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재정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재정정보원은 지난 2008년 3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최근 12년 동안(1분기는 제외) 총 37회 세출예산 재배정 업무를 대리 처리했다.
정부가 예산을 편성하면 각 부처 재정책임관이 한국재정정보원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에 접속해 분기별로 세출 예산을 재배정받는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그런데 재정정보원 운영자가 10년 이상 이를 대신했던 것이다. 국가재정법 시행령 제17조(예산의 재배정)에 따르면 각 중앙관서는 각 회계연도 분기별 세출예산 재배정을 직접 수행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문제는 세출 예산 재배정 대리 처리 과정에서 급하게 바뀌는 사업별 예산을 적기에 반영하지 못해 이ㆍ불용액이 과도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출예산 재배정은 자금 관리의 효율성을 감안해 적정 주기를 정해 예산을 집행하는 일로 각 사업별 진행 책임이 주무부처에 있다.
특히 재정정보원은 올해 3월 법률 자문을 통해 세출 예산 재배정 대리 처리가 위법하다는 걸 인지한 이후에도 이를 지속했다. 재정정보원이 올해 2분기와 3분기 세출예산 재배정 대리 처리 금액은 각각 262조4510억6300만원, 207조838억200만원으로 총 469조5348억6500만원에 달한다.
앞서 재정정보원은 기획재정부 예산총괄과를 통해 정부법률공단에 법률 자문을 의뢰했다. 아시아경제가 입수한 정부법률공단 답변에 따르면 "국가재정법령상으로는 각 중앙관서의 장의 예산의 배정 및 재배정 등의 권한을 한국재정정보원이 수행하게 하는 것이 어렵다고 보인다"며 "국가재정법에 권한의 위임ㆍ위탁 등에 관한 근거 규정이 마련된 후 시행령 개정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한편 기재부는 지난달 각 주무부처에 올해 4분기부터는 직접 세출예산 재배정을 하라고 공지했다. 다만 해당 날짜에 미처 재배정을 처리하지 못한 재정책임관들은 한국재정정보원으로 직접 연락해 재배정 처리를 진행하라고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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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철저한 세출예산 재배정을 통해 예산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재정정보원은 지난번 디브레인 비인가 정보 무단열람으로 내홍을 겪었는데, 아직도 업무처리가 미숙하다"며 "향후 기재부와 협조해 시행령 개정을 통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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