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치선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구위원
최근 연금 자산으로 투자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분명 환영할 일이지만 몇몇 오해가 있어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주요한 오해를 설명하고 연금 투자 시 기억해야 할 사항들을 짚어봤다.
첫 번째 오해는 '연금 자산 운용은 수익률만 신경 쓰면 된다'고 생각하는 점이다. 리스크를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익률이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나 본인이 감당할 만한 리스크를 지고 있는 한에서다. 당장 내년부터 연금 인출 예정인데, 자산 대부분을 주식에 투자해도 괜찮을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같은 자산이라도 리스크는 투자하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따라서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자산들이 가지고 있는 리스크가 본인의 투자 지식, 투자 가능한 기간, 위험 감내 정도와 맞는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두 번째 오해는 '투자 대상은 익숙한 국내 자산으로 한정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우리나라가 고성장하던 시기에는 이런 생각이 맞을 수 있지만 이제는 완연한 저성장기에 접어들었다. 기업들의 경쟁력도 예전 같지 않다. 4차 산업혁명 등과 관련된 혁신기술 부분 경쟁력도 중국 등 경쟁국 기업들에 비해 뒤처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만 머무는 것은 지나친 리스크를 짊어지는 것이다.
이런 리스크를 회피하려면 투자 대상을 해외로 넓혀야 한다. 특히 시장 변동성을 극복하면서 꾸준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글로벌 우량 자산의 편입을 검토해야 한다. 고령화, 4차 산업혁명 등 인구사회적인 메가 트렌드의 변화로부터 장기적인 수혜를 받는 글로벌 자산ㆍ산업군, 꾸준하게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글로벌 리츠(REITsㆍ부동산투자신탁) 등에 투자하는 것이 그 예가 될 것이다.
세 번째 오해는 '미리 가격 변화를 예상해서 마켓 타이밍을 보며 투자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빠질 때와 오를 때를 정확하게 맞추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예언의 영역이다. 운이 좋아 몇 번 맞힐 수는 있을지라도 지속적으로 맞히지는 못한다. 중요한 것은 시장 등락을 맞추지 못해도 장기 수익률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해야 하는 것은 변동성 관리다.
장기 투자에서 변동성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예를 들어보자. 매해 수익률의 산술평균이 5%로 같은 두 가지 투자안 A와 B가 있다. A는 상승할 경우 +20%, 하락할 경우 -10%의 수익률을 보여주는 변동성(표준편차)이 15%인 투자안이다. B는 상승과 하락 폭이 각각 +40%, -30%로 35%의 변동성을 가지고 있다. 최초 투자금액이 1000원일 경우 30년 뒤의 투자 성과는 어떻게 될까? A투자안은 3172원이 된다. 그러나 B투자안은 739원이다. 이처럼 장기 투자 상황에서 변동성이 큰 투자안은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다 줄 확률이 높다.
다만 변동성 관리를 위해서는 자산배분과 상황에 맞는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수다. 그리고 이를 일반 근로자가 스스로 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이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자동 투자 시스템이다. 금융기관에서 제공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 랩어카운트, 모델포트폴리오(MP) 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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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오해는 퇴직 후 인출 시기에는 원리금 보장상품으로만 운용해야 한다는 믿음이다. 지금 같은 초수명ㆍ초저금리 시기에는 맞지 않다. 인출 기간이 과거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그에 비해 원리금보장상품의 수익률은 현저하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위험 자산에 투자하자는 뜻은 아니다. 자금이 계속 인출되는 기간에 큰 투자 손실을 보면 자산을 다시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변동성을 적절하게 관리하면서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대안일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예금 이자 이상의 현금흐름이 꾸준하게 발생하는 인컴형 자산 등의 편입을 생각해볼 수 있다. 스스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어렵다고 느낀다면 타깃인컴펀드(TIF) 등의 상품을 활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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