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R&D 예산, 기재부 거치며 1조 증액…"자문회의 무용지물"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산업통상자원부의 올해 연구개발(R&D) 예산이 기획재정부를 거치며 1조원 넘게 '수상한' 증액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증액 과정에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자문회의) 심의 내용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올해 산업부 소관 196개 R&D 사업 중 자문회의 심의보다 증액된 사업은 총 76개로 증액된 예산은 1조12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문회의 심의보다 감액된 사업은 1개 사업에 그쳤고 감액 예산은 5억원이었다.
국가 R&D 예산은 과학기술기본법에 따라 자문회의 심의를 통해 우선투자 선정, 유사·중복 사업 조정, 투자적정성 평가 등을 거친다.
매년 5월 말 각 부처가 예산 요구안을 과기부에 보내면 과기부가 자문회의 심의를 거쳐 1차 예산을 편성, 부처에 통보하는 방식이다.
이후 기재부가 부처와 추가요구에 대한 의견교환을 거쳐 최종 정부안을 결정하는데, 올해 산업부 소관 R&D에서만 자문회의 심의안과 기재부의 정부안 사이에 1조원이 넘는 격차가 발생한 것이다.
일례로 '시스템반도체 핵심IP개발 사업'의 경우 자문회의는 "범용성이 낮고 구체적이고 기능이 한정된 IP로서 핵심과제로의 추진을 지양해야 한다"는 분석의견을 제시하며 20억원으로 감액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산업부의 추가 요구 25억원을 그대로 받아들여 심의보다 2배 이상 증액된 45억원을 최종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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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자문회의의 심의내용은 무용지물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재부가 예산재량권을 갖고 있다고는 하나 자문회의의 지적내용이 해소되지 않은 경우에도 대규모 증액이 이뤄지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R&D예산 책정 과정에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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