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내 폭행·성폭행·인권침해 해마다 증가…'태움 문화' 법 개정되나
[아시아경제 최은영 기자] 국립대병원 내 폭행·성폭행·인권침해 발생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병원조직 내 인권침해 신고가 급증했는데,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간호사 조직 내 '태움 문화'가 반영된 결과다.
2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개 국립대병원으로부터 폭행·성폭행·인권침해 발생 건수와 관련한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립대병원 내 폭행·성폭행·인권침해 사건은 44건으로 밝혀졌다.
정 의원에 따르면 국립대병원 내 폭행·성폭행·인권침해 사건은 2016년 14건에서 2017년 25건, 2018년 32건, 2019년 44건으로 4년 동안 약 300% 이상 증가했으며 2020년 역시 7월 말 기준으로 이미 43건이 접수되어 전년도 수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병원 조직 내 인권침해 신고가 급증했는데 2016년 단 4건에 불과하다가 2019년에는 34건으로 8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2019년 집계된 전체 신체적-정신적 폭력 사건의 77%에 해당하는 수치로, 물리적 폭력이나 성폭력보다 업무 중 폭언, 과도하거나 부당한 업무지시, 갑질, 위압감 조성 등 인권 침해 사례가 증가한 것이 반영된 결과이다.
신고자와 가해자 현황으로는 병원 내 일반 직원들 간의 갈등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했으며 간호사가 간호사를 신고하는 사례도 2016년 1건에서 2019년 11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간호사 조직 내 부정적 위계질서와 직장 내 괴롭힘을 의미하는 이른바 '태움 문화'가 수치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최근 코로나19 감염병의 확산으로 공공의료체계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중요해지는 시기임에도 국립대 병원 내 조직문화 병폐는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위압적 조직문화의 악습을 개선하기 위한 구성원들의 인식개선과 함께 관련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간호사들의 '태움 문화' 방지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도 마련됐다.
지난달 2일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료현장 근무현장을 개선해 간호사들의 태움 피해 및 조기 이직 문제 해결을 위한 ‘의료법’ 등 3건의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간호사의 근무조별 1인당 환자 수는 16.3명으로 유럽 123개국 및 미국 평균(8.8명)보다 약 2배가량 높다. 반면 신규 간호사의 1년 내 이직률은 35.3%로 전체 산업에 8.2배에 달한다.
강 의원은 간호 인력의 근무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며 그간 간호사 태움 방지를 위해 개정된 근로기준법은 처벌규정이 없고 가해 사건에 대한 신고 접수와 조사 주체가 같은 직장 내 사용자로 되어있어 사용자가 가해자일 경우 사실상 유명무실해진다고 꼬집었다.
개정안에 따르면 의료기관 내 의료인의 성추행 범죄에 대해 처벌과 병행해 면허정지를 할 수 있도록 처벌이 강화된다. 또한, 의료현장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정원 기준 의무 이행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간호 인력을 포함해 정원 기준에 미달하는 의료기관을 공표하도록 변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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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원은 “故 서지윤 간호사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간호사분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며 “간호 인력의 건강한 근무환경이 국민건강에 직결되는 만큼 이번 개정안을 통해 태움 문화가 반드시 근절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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