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공작' 원세훈 항소심서도 징역 7년… "수많은 폐해 발생"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재임 시절 벌인 각종 불법 사찰과 예산 유용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구회근)는 3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등 혐의로 기소된 원 전 원장의 항소심에서 자격정지 5년과 함께 이같이 선고했다. 1심 선고 형량(징역 7년·자격정지 7년)보다 자격정지 기간만 2년 줄었다. 검찰이 구형한 추징금 198억원에 대해선 1심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부 혐의 유무죄 뒤바껴… "엄중 처벌 불가피"
재판부는 원 전 원장이 받는 40여개의 공소사실에 대해 대부분을 원심과 같은 판단을 내놨다. 다만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일본 출장과 권양숙씨의 중국 여행 미행 감시로 인한 직권남용 혐의를 1심과 달리 무죄로 판단했다. 또 원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메리어트호텔의 임차보증금 28억원 관련 가장체 자금 국고손실 혐의 등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는 등 일부 판단을 바꿨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 역사에서 정보기관의 정치관여 문제로 수많은 폐해가 발생했고 그 명칭이나 업무범위를 수차례 바꾼 과정 등을 보면, 국정원의 정치관여는 어떤 형태이든 매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고손실 금액도 크고, 유죄로 인정된 뇌물액도 적지 않다"며 "차장·국장 등으로 근무하며 국가안전보장에 매진하던 다수의 국정원 직원이 원세훈 전 원장의 위법한 지시를 거부하지 못하고 여러 범죄에 연루돼 형사처벌을 받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댓글 사건으로 징역 4년을 확정받은 점을 양형 사유로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2년10개월 재판… 확정 땐 7년 추가 징역살이
원 원장은 이미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2013년 기소돼 징역 4년이 확정됐다. 이날 선고된 사건은 댓글 사건과 별개로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정원 적폐청산 수사를 통해 나온 것들이다.
원 전 원장은 2017년 12월 민간인 댓글 부대를 운영해 국정원 예산을 목적 외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것을 시작으로 2018년 12월 어용노총 설립에 국정원 예산을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기까지 1년간 9차례 기소됐다. 국정원 직원들에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배우 문성근씨의 동향 파악을 지시한 혐의,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상득 전 의원 등에게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전달 혐의, 정권에 비판적인 성향을 보이던 방송인 김미화씨 등을 MBC 방송에 출연하지 못하도록 한 혐의 등 그가 받는 공소사실만 40여개에 달했다.
법원은 1심에서 이 사건들을 4개 재판부에서 2년 넘게 심리를 진행했다. 그리고는 작년 12월 해당 사건들을 하나로 병합해 올해 2월 한꺼번에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병합된 사건을 지난 3월 접수해 5개월여 심리 끝에 이날 최종 결론을 냈다. 1심 사건 접수부터 항소심 선고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2년 10개월이나 된다. 원 전 원장은 앞서 댓글 사건으로 확정된 징역 4년을 살면서 재판을 받아왔다. 이날 내려진 판결이 확정되믄 4년 외 추가로 7년을 더 '감방'에서 보내야 한다.
공모 혐의 피고인 대부분 유죄… 상고 가능성도
원 전 원장과 함께 기소된 이동걸·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재출 전 MBC 사장에겐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또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에겐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및 자격정지 2년,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에겐 징역 2년이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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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전 원장 측 변호인은 선고 뒤 "판결문을 검토한 뒤 피고인과 상의해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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