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디딜 틈없던 출근길, 군데군데 빈자리…서울이 긴장했다
지하철·버스 등 한산한 대중교통…평소와 대조적
대형 커피숍엔 간간이 찾아온 손님들에 방역 설명
'불꺼진 유흥가'…젊은이들 편의점으로 발길 돌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 급속도로 확산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진행되고 있는 31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네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출근길에 오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유병돈 기자, 정동훈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후 첫 평일을 맞은 31일 오전 출근길.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세종로 네거리를 말없이 걸었다. 오전 7시40분께 광화문역에 도착한 서울 지하철 5호선 내부에도 빈 자리가 군데군데 보였다. 도심으로 향하는 버스 안도 평소 비슷한 시간대와 비교하면 무척 한산했다.
인근의 대형 커피숍도 사람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스타벅스에선 간간히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방역지침을 안내하느라 분주했다. 직원은 4명이었고 손님은 기자를 포함해 3명이었다. 인근의 또 다른 카페는 이날부터 오전 영업을 아예 포기했다. 이 매장은 평소 오전 7시부터 문을 열지만 다음달 6일까지 오전11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고 공지했다. 비슷한 시간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 인근 한 프랜차이즈 카페를 찾았다. 입구부터 직원이 손님들의 출입명부 작성을 도왔다. 좌석이 구비된 2층 계단은 막아놨다. 일부 손님들은 "(카페에서 취식금지는) 저녁 시간대에만 적용되는 것 아니었냐"고 항의했지만, 카페 직원들은 '방역지침'을 설명하며 '테이크아웃만 됩니다'라고 손님을 막아섰다.
전날 자정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는 수도권 거주자들의 일상을 크게 바꿔놓았다. 다음달 6일까지 일주일간 음식점과 주점 등은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 사이 포장ㆍ배달만 허용되며, 대형 카페는 매장내 음료 섭취 등이 금지된다. 고령층이 밀집한 요양병원ㆍ시설에 대한 면회도 일체 금지된다.
그러나 스타벅스와 같은 프랜차이즈 카페는 매장 내 음료 섭취가 안 되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나 음료도 팔지만 빵을 전문으로 파는 제과점, 패스트푸드점은 착석 취식이 허용되는 등 기준이 애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오전 서울 선유도역 인근 개인이 운영하는 제과점에서 커피를 산 직장인들은 매장 앞 야외테이블에 앉아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 급속도로 확산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진행되고 있는 31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네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출근길에 오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혼란스런 기준은 좀더 '강화된' 방향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모든 음식업종을 세세히 분류해 관리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보니 현재로선 정부 지침에 맞춰 제한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수도권 전체와 관련된 부분이라 정부와 논의해 합리적 지침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2.5단계는 서울의 '밤풍경'도 크게 바꿔놓았다. 31일 자정께 홍익대학교 인근 젊음의 거리나 영등포역 앞 먹거리 골목, 강남역 인근 유흥가는 대부분 식당들이 불을 끈 채 운영을 중단했다. 포장이나 배달이 가능한 몇몇 식당들에서 나오는 희미한 불빛만 번화가의 흔적을 밝혔다. 한 술집 주인은 "포장이나 배달은 허용된다고 하는데, 대부분 술집들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는 얘기"라며 "사실상 문을 닫으라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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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심야 취식이 금지되자 일부 시민들의 발길은 야외테이블이 마련된 편의점으로 향했다. 31일 새벽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편의점 앞 야외테이블 4곳은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이들은 편의점에서 소주와 캔맥주ㆍ과자 등을 사와 먹고 마시면서 한참을 떠들었다. 편의점 직원 진모(24)씨는 "평소에는 담배나 숙취음료 등을 사는 손님이 대부분이었는데, 오늘은 술이 제일 많이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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