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무임승차 때문?…버스·지하철 요금 인상안 논란
서울시·시의회 대중교통 기본요금 200~300원 인상 검토
일부 시민들 '노인 무임승차'로 인한 적자 지적
현행 65세 무임승차서 70세로 상향 조정하자는 의견도
시의회, 시민 여론 충분히 수렴 검토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기본요금을 200~300원 올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노인 무임승차 제도 자체를 조정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해당 제도에 따른 손실 등으로 매년 수천억 원대의 대규모 적자가 결국 버스와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24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의원들은 서울의 지하철과 버스의 요금을 이같이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하철과 버스의 기본요금 인상 폭으로는 200원, 250원, 300원 등 3개 안이 논의되고 있다. 시내버스 기본요금 기준 경기도는 현재 1450원, 서울은 1200원이라 시의회 측은 250원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서민들의 '발' 역할을 하는 대중교통 인상 요금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폭증으로 인해 가계 경제가 어려운 시민들 처지에서는 지출 비용에 의한 부담감이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시민들은 버스 등 요금 인상에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에서 출퇴근하고 있다고 밝힌 30대 회사원 김 모 씨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 요금 인상은 아무래도 반대할 수밖에 없다"면서 "요금 지출 비용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데, 걱정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또 코로나19로 인해 아끼고 있는데 왜 하필 지금 요금을 인상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40대 직장인 박 모 씨 역시 "서민 경제와 직결하는 요금 인상 등에 대해서는 여러 복합적인 요소를 좀 고려했으면 좋겠다"면서 "요즘 코로나로 인해 자영업자 등 얼마나 힘든가, 지금 꼭 인상 검토를 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런가 하면 대중교통 인상 배경이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제도에 의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1호선을 이용해 출퇴근한다고 밝힌 40대 회사원 이 모 씨는 "출퇴근 무임으로 승차하는 노인들의 연령을 조금 상향 조정하면 좋을 것 같다"면서 "노인 공경의 문제가 아니라 이 부분을 잘 고려하면 지하철 적자도 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검토 등을 다 해보면서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살펴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2017년 4월 시의회가 발간한 '서울시 예산·재정 분석' 제21호에 따르면 최근 고령화 추세에 따라 노인무임승차자 수와 노인무인손실액이 급증했다.
시의회는 서울 지하철 노인무임승차로 인한 누적손실이 2040년에 14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비용 분담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시의회에 따르면 현행과 같이 65세 이상 전면 노인무임승차제가 유지될 경우 노인무임손실은 올해 2968억원에서 2020년 3644억원, 2030년 6387억원, 2040년 9887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2040년까지 누적 무임손실은 14조6605억원으로 늘어 서울시의 재정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시의회는 전망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국 6개 도시철도의 무임승객 손실은 6175억원이었다. 순손실 총액(1조619억원)의 58%에 이른다. 이 상황에서 고령화가 가파르게 진행돼 노인 무임승차 비율은 2013년 15.8%에서 같은 해 기준으로 17.9%(연인원 4억5300만 명)로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인 무임승차 연령을 상향 조정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40대 회사원 김 모 씨는 "100세 시대에서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보는 것은 바뀌어야 할 것 같다"면서 "70세로 상향 조정해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를 하면 좋겠다.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하고 있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연령 상향 조정이 어렵다면 세부 조정 등을 통해 부담을 줄여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견해도 이와 다르지 않다. '서울시 예산·재정 분석'(2017)에 따르면 시의회는 "누적되는 노인무임손실 개선을 위해 미국·영국·프랑스 등 해외사례를 비교 검토한 결과 국가와 지자체의 경비분담을 위한 도시철도법의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며 "무임연령 상한조정, 무임할인율 조정, 출퇴근시간대 무임승차 제한·단계적 실시방안 등 제도적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버스·지하철 요금 인상과 관련 시민 공청회와 서울시의회 본회의 의결, 서울시 물가대책위원회 심의 등 관련 절차를 밟는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황과 맞물려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민감한 사안으로 여론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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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관계자는 시민 여론을 충분히 수렴, 해당 사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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