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명은 비공개?" 확진자 동선 최소 공개, 시민들 '갑론을박'
코로나19 재확산…8일간 신규 확진자 1900명
"상호명 공개하라" vs "불안감 키울 우려 있어" 갑론을박
전문가 "경제보다 국민보호 우선…자세한 정보 공개해야"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상호명을 알려줘야 안 가죠", "피해갈 수도 없어서 불안해요."
최근 광화문 집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확진자 동선 공개와 관련해 시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확진자의 동선에 포함된 상점 등에 대해서는 상호명을 비공개로 알리거나, 장소 유형만 공지하는 등 지자체별로 정보를 다르게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확진자 개인 신상정보를 제외하고 방문한 상점의 상호명을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해당 사업장의 피해가 커질 수 있어 최소한의 정보만 제공해야 한다며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1일 오전 12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2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103명→166명→279명→197명→246명→297명→288명→324명으로, 8일간 총 19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날 신규 확진자 324명 중 수도권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244명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125명, 경기 102명, 인천 17명 등이다.
각 지자체는 홈페이지, 블로그, SNS 등을 통해 관내 확진자 발생을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자체의 경우 확진 일자, 검사 장소, 증상 등만 공개하고 자세한 이동 동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문제는 심층 역학조사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확진자 발생 직후에는 동선을 공개할 수 없는 데다, 이후 공개되더라도 상호명이 '비공개' 처리되거나 '식당', '편의점' 등 장소 유형으로만 공개되는 경우도 많아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성북구 한성대입구역 인근에 거주하는 직장인 강 모(27) 씨는 "사랑제일교회가 위치한 지역구에 살고 있다 보니까 불안하다. 아무래도 접촉자가 많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든다"며 "그런데도 자세한 동선이 공개가 안 되니까 너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강 씨는 "동선을 정확하게 알려줘야 시민들이 스스로 조심할 수 있지 않겠나"라면서 "확진자가 나온 지 한참이 지난 뒤에 '비공개'로만 알려주면 동선 공개가 대체 무슨 소용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1일 오전 서울 성북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반면 일각에서는 정확한 상호명 공개가 불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접촉자 파악 및 방역을 완료했기 때문에 상호명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며, 오히려 공개할 경우 해당 사업장과 인근 상권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B(31) 씨는 "모든 정보를 공개했을 때 오히려 불안감을 더 키울 것이라고 본다"며 "모든 조치를 완료해 문제가 없는 사업장인데도 한번 '코로나 발생지'라고 낙인이 찍히면 엄청난 손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B 씨는 "접촉자가 확인이 안 됐거나 대규모 감염이 발생한 경우 등에는 정확한 상호명이 공개되지 않나. 불안한 것은 이해하지만 침착해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각 지자체는 지난 7월 방역당국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진자의 이동 경로 등 정보공개' 권고에 따라 개인을 특정하는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사랑제일교회가 위치한 성북구의 경우 '마트', '피시방', '음식점' 등의 장소 유형과 해당 사업장이 위치한 동 단위까지 안내하고 있다. 구민들의 민원이 이어지자 성북구는 구민의 의견을 반영해 더 자세히 공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방대본은 지난 6월30일 각 지자체에 감염병 예방에 필요한 정보에 한하여 공개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권고 내용은 ▲확진자가 마지막 접촉자와 접촉한 날로부터 14일 경과 시 공개 내용 삭제 ▲성별, 연령, 국적, 직장명, 거주지 등 개인을 특정하는 정보는 공개하지 않을 것 ▲접촉자가 발생한 장소 및 이동수단 공개 ▲해당 공간 내 모든 접촉자가 파악된 경우 공개하지 않을 것 등이다.
다만 직장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시켰을 우려가 있는 경우 직장명을 공개할 수 있으며, 접촉자 중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접촉자가 있을 경우 장소 등을 공개할 수 있다.
전문가는 국민의 안전을 우선으로 자세한 정보공개를 하되, 그에 따른 피해는 정부에서 보상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21일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경제보다는 국민 보호가 중요하다"며 "상호명을 (국민들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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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다만 그런 경우에 있어서 각 업장에서는 피해가 발생하게 되는데, 정부가 그에 따른 피해 구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업주는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확진 환자가 손님으로 방문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분명한 피해를 입은 상공인에 대해서는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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