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다이어리] 시진핑의 '식량안보'…장기전 대비하는 중국
中 관영 매체들, 사전에 준비된 기획기사 대대적 보도
표면적으로는 홍수, 이면에는 미ㆍ중 갈등 장기전 준비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시진핑 중요한 지시 강조', '음식물 낭비 행위 단호히 제지'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지난 12일자 1면 머릿기사에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라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시사항을 실었다.
또 음식물 낭비 행위를 제지해야 한다는 인민일보 논설위원의 해설기사를 머릿기사 하단에 배치했다.
7면에는 연간 3000만∼5000만 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의 음식물이 베이징과 상하이, 청두 등 주요 도시 레스토랑(식당)에서 버려지고 있다는 중국 과학원의 현장조사 결과를 다뤘다.
신화통신은 이날 인민일보와 같은 기사를 내보내면서 계란 가격(도매 기준)이 한 달여 만에 33% 가량 올랐다는 기사를 다뤘다. 1년 전보다 배 가까이 오른 돼지고기 가격에 이어 계란 가격까지 계절적 요인으로 치솟고 있다는 내용이다.
중국 관영 매체들의 음식물 낭비에 대한 기사는 언뜻 보면 느닷없어 보이지만 '식량안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중국은 한달 넘게 지속된 폭우로 창장(長江ㆍ양쯔강) 주변 도시가 물난리를 겪고 있다. 재산 피해만 우리 돈 30조 원이 넘고, 수재민은 63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창강 주변이 중국의 곡창지대인 점을 감안하면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표면적인 이유다.
이면에는 미ㆍ중 갈등이 깔려 있다. 예년 같았으면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 서방 진영에서 부족한 식량을 수입해 오면 그만이다.
하지만 지금은 여의치 않다. 중국 정부는 이미 미국과 뜻을 같이하는 호주와 뉴질랜드의 농축산물에 대해 보복을 하겠다고 천명한 상태.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이들 국가에 손을 내밀 수 없다. 미국과의 1차 무역합의도 언제든지 폐기될 수 있다.
중국 정부의 음식물 낭비에 대한 경각심 고취는 미ㆍ중 갈등의 장기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무역갈등으로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홍콩과 대만, 신장 위구르, 남중국해 등 중국의 핵심이익과 직결되는 문제로 확산, 양국의 앙금이 극에 달하고 있다. 양국 모두 어느 것 하나 양보할 수 없는 아젠다인 만큼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상황에 따라선 미국과 중국간 국지전도 불가피하다. 중국 정부의 음식물 규제를 한낱 가십성으로만 봐서는 안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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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미ㆍ중 갈등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북핵에 코 꿰인 우리는 분명 어느 순간 선택을 강요당할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부터 식량안보, 수ㆍ출입 등 경제, 북한 문제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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